응급의료지정병원에 배치된 공보의들이 응급진료 보다는 수익위주의 진료과에 배치,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공보의 배치 당시의 목적에서 벗어난 것으로 명확한 실태조사와 공보의 배치 기준 재설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원희목(보건복지위) 의원은 복지부를 통해 각 시·도로부터 '2008년 1~3월 응급의료지정병원 등 성형외과 공보의 성형진료'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13일 밝혔다.

원 의원에 따르면 응답기관 23곳 중 90%에서 성형외과 공보의가 응급진료와 성형진료를 함께 보거나 응급진료와 일반진료, 성형외과 진료를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형외과 공보의가 응급진료만 담당한다고 답한 곳은 전체의 8.7%인 2곳에 그쳤다.

특히 응급지정병원에 배치된 공보의 근무처 직위를 보면 19곳의 응답기관 중 공보의와 응급실 전담의로 있는 곳은 각각 단 1곳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17곳에서는 공보의가 성형외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형외과 공보의 월 평균 6.3일만 응급진료…월 1억 넘는 진료수입 내기도

또 공보의들의 월평균 응급진료일수를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평균 응급진료일수는 6.3일에 그쳤다.

실제 응급의료지정병원 등에 배치된 공중보건의의 월 평균 응급진료일수를 보면 전남 순천과 제주의 경우 각각 20일, 19일로 휴일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응급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나 충북 청주시에서는 월 평균 응급진료일수가 1.3일에 그쳤으며, 전남 군산시에서는 응급진료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D기관의 경우 성형외과 공보의가 월 평균 928회의 성형진료를 통해 1억1530만여원의 진료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원희목 의원은 "응급의료지정병원 배치기준에서 배치가능인원 기준만 설정되어 있고, 역할에 대한 기준이 부재해 공보의들이 배치 당시의 목적에서 벗어나 수익위주의 진료과에 배치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복지부와 각 시·도에서 공보의들이 본래의 취지에 맞게 배치되어 있는지 실태조사를 실시, 기관에 배치되는 공보의 전공과 공보의사로서의 역할을 고려한 기준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아울러 의전원생, 여성의사 비율 증가로 인한 공보의 수급문제 등도 고려해 정책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