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들이 의약품을 과잉 또는 부적정 처방하고 있다는 국회의 지적에 대해 의사협회 전철수 부회장이 정면 반박했다.

대한의사협회 전철수 보험부회장은 2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전 부회장은 먼저 '의료기관들이 리베이트 때문에 의약품을 과다처방하고 있다'는 항간의 의혹에 대해 "리베이트는 개별적이고 부분적인 문제로, 이를 의료기관의 일반적인 상황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약의 가짓수가 많아지는 것은 환자가 가진 증상의 다양성과 문제의 복합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서 "증상도 없는데 의사가 리베이트 때문에 약을 준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부회장은 현실을 무시한 단순통계와 의원들의 오해가 과다처방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들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다처방으로 지적된 대부분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노인환자에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들의 경우 고혈압, 당뇨, 위장병, 관절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감기나 다른 질환으로 내원, 만성질환 약과 해당 질환의 약을 같이 처방받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다처방에 대해 의원들이 잘 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만성질환 등으로 불가피하게 약 처방을 하게 될 경우, 의사들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부작용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고 말했다.

또 전 부회장은 금기약 처방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단순히 건수만으로 많다, 적다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연간 금기약 처방이 3만건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이 중 70%는 응급실에서 통증환자에게 투여되는 주사제와 내복약에 의한 것"이라면서 "응급실에서 진통제를 맞고 약을 처방 받는 것으로, 복용 혹은 투여시간에 충분한 시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처방전에 같이 기재되다보니 금기처방으로 걸러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를 뺀다면 금기약 처방은 1만건으로, 연간 처방(10억여건)의 10만분의 1 확률"이라면서 "의사가 일 평균 50명 진료하면 10년에 한번정도 일어나는 희귀한 사례인데, 보건 통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니 흔한 일처럼 얘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전 부회장은 "현장의 의사들은 의학적 타당성에 의거해 약을 처방하고, 주의관찰 등의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약 처방을 둘러싼 논란이 국민과 의료기관간의 신뢰를 깨뜨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