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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의 하나됨은 부당함에 대한 경고"

이창열
발행날짜: 2004-01-28 17:02:19

김재정 의협 회장, 전국 의대교수에 서한…동참 호소

대한의사협회 김재정 회장은 28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에게 일제히 서한을 발송하고 오는 2ㆍ22 전국 의사궐기대회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김 회장은 서한에서 열악한 의료환경을 설명하는 한편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의사의 정치세력화 등 향후 투쟁 방향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이제 우리 의료계는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전문가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큰 투쟁의 길에 나섰다”며 “이런 사회적인 신뢰와 정치세력화를 토대로 법 개정 운동을 새로운 투쟁의 중요한 축으로 삼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의협은 의사의 정치세력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를 2개월 앞두고 열리는 2월 22일 여의도 집회(오후 2시, 63빌딩 앞 고수부지)에서 반드시 의사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비틀어진 우리 근ㆍ현대사의 굴곡에서 보듯 사회는 교수님들의 하나 된 행동을 부당함에 대한 마지막 경고로 또한 잘못된 것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강력한 지성의 의지로 받아들였다”며 “생존의 위기와 자유의 박탈로 인해 희망없는 의료계에 등불이 되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다음은 대한의사협회 김재정 회장 서한 전문이다

존경하는 전국 의대 교수님!

왜곡된 한국 의료체계 속에서 묵묵히 국민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시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저수가 체계로 인한 병원경영의 어려움이 교수님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젊은 의학도를 양성하고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교수님들을 볼 때마다 다시 한번 수고 하신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교수님들의 진료행위가 오로지 환자를 위한 것임에도 획일적인 심사기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비전문가들에 의해 난도질 당하는 진료의 자유가 없는 작금의 현실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듭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정부와 일부 언론의 편향된 시각으로 인해 국민들은 의사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됐으며 의사는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나아가 전문가로서의 정체성 마저 총체적인 위기에 봉착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 모든 것은 잘못된 사회주의적인 의료제도를 강행하는 정부의 책임이 크지만 우리 선배들 역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에 소홀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전국 의대 교수님!

이제 우리 의료계는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전문가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큰 투쟁의 길에 나섭니다.

더 이상 대책 없는 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의사들의 정치세력화와 전문성 강화를 통해 사회적인 신뢰를 회복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의협은 8개월 전부터 합리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연구에 돌입, 2월이면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낼 예정이며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설립을 통해 전문성 역시 꾸준히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이런 사회적인 신뢰와 정치세력화를 토대로 법 개정 운동을 새로운 투쟁의 중요한 축으로 삼을 것입니다.

획일적이고 폭력적인 의료기관 당연지정제와 잘못된 국민건강보험법, 의료법, 약사법 등은 모두 개정 대상이 될 것이며, 잘못된 의료보험 체계에 대한 개편연구를 통해 국민의 선택권과 진료권, 의사의 자율성 등은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의협은 의사의 정치세력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를 2개월 앞두고 열리는 2월 22일 여의도 집회(오후 2시, 63빌딩 앞 고수부지)에서 반드시 의사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존경하는 전국 의대 교수님!

2000년 6월 언론매체들은 정부의 잘못된 조제위임제도 강행에 분연히 항의하며 흰 가운을 일제히 벗어 던진 의대교수들을 향해 “교수들이 일어섰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비틀어진 우리 근ㆍ현대사의 굴곡에서 보듯 사회는 교수님들의 하나 된 행동을 부당함에 대한 마지막 경고로 또한 잘못된 것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강력한 지성의 의지로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교수님들이 다시 일어설 때입니다.

선배로서, 학자로서, 스승으로서 부여된 책임을 다해주셔야 합니다.

생존의 위기와 자유의 박탈로 인해 희망없는 의료계에 등불이 되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2004년 1월
대한의사협회 회장 김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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