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새로운 노사관계를 예고하는 산별교섭이 17일 숭실대 사회봉사관 3층에서 첫 상견례와 함께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보건의료노조산하 100여개 병원을 대표해 경희의료원 윤충 원장, 이화의료원 윤견일 원장, 박찬병 지방공사 수원의료원장, 이성식 소화아동병원장 등, 노조측에서는 윤영규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 지역본부장 등이 참여한 이번 상견례에서는 노사가 산별교섭 성사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자리였다.
노조는 상견례에서 병원측이 가능한 이른 시간에 교섭권과 체결권까지 위임받은 대표단을 구성할 것을 적극 요구했고, 병원측은 이를 수용했다.
반면 병원측은 대표단 구성과 자체회의 등을 들어 교섭일정을 연기할 것을 요구해 당초 24일로 예정된 두번째 교섭은 31일에 열기로 노조측과 합의했다.
이날 상견례에서는 산별교섭에 임하는 노사가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먼저 산별교섭 참여를 설득한 노조의 바람과는 달리 서울대병원과 충남대병원 등 9개 국립대병원은 올해 산별교섭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 산별교섭의 한 축이 무너졌다.
노조는 이에 집중투쟁과 면담 등을 통해 계속 참여를 유도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참여여부는 미지수다.
또 17개 사립대병원들은 교섭권을 병협에 위임해 산별교섭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교섭이 병원들 전체를 포괄한 중앙교섭이냐, 아니면 사립대병원만을 묶은 특성교섭이냐를 두고 노조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사립대병원들은 당초 노조의 요구와 합의 내용도 사립대병원만을 대상으로 한 교섭 진행을 염두한 것으로, 노조측이 중소병원, 지방공사 의료원까지 모두 포괄한 '중앙교섭'을 요구할 경우 기존 병협에 위임하자는 합의마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31일 교섭전까지 간담회를 통해 적극적인 의견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두 차례의 토론회까지 거친 민간중소병원들 역시 아직까지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받은 대표단 구성을 하지 못한 상태로 오는 24일 회의에서 모든 준비를 완료한다는 입장이지만, 24일 병원장들의 참여여부와 논의에 따라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는 의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인한 정부부처의 미온적 태도와 국정혼란, 4.15 총선 역시 산별교섭 진행의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병원노사가 이런 난제들을 풀고 산별교섭을 성사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가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만이 첫 해 산별교섭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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