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보건소 야간진료서비스 사업이 지방자치단체의 외면으로 시범사업 초기부터 난관에 봉착, 계획의 일부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6일 복지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달 11일 각 시·도에 시범실시 1개소를 선정해 3월 17일까지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광주 대전 등 광역시를 비롯 일부 도에서 불참키로 하는 등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
이 사업은 국민 행정서비스 확대 계획의 일환으로 직장인, 병원응급실 이용이 부담스러운 경증환자 등이 일과시간 이후에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복지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벌이고 내년 4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었다.
전국 246개 보건소가 야간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지역 개원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지자체들이 참여를 회피하는 것은 낮은 재정 자립도와 부족한 보건소 인력 등 인프라를 그대로 둔 채 보건소 야간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 광역시 보건과 관계자는 "최근 복지부에 시범사업 참여 신청이 없는 것으로 보고했다"며 "의사 및 간호사 인건비 등 운영비를 지원해주면 고려해볼 문제지만, 지원계획이 없는 지금으로선 참여하기 힘들다"고 못박았다.
또 다른 시 관계자도 "응급의료기관이 충분하게 확보되어 있는 대도시의 경우 이 사업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며 하루 3~4명 이용에 불과한 서초구 보건소를 예로 들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복지부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일부 시도에서 시범사업 실시기관을 통보 받고도 확정 회신을 못하는 등 업무에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공공보건관리과 허 용 과장은 "의료계와 지방자치단체가 처한 입장이 있어 다소 불편하게 정책이 전달된 부분도 있지만, 시범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지역별 특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참여 여부는 지자체의 자율적 판단에 맡겨야하지 않겠느냐"고 해 당초 15개 시도 실시 계획의 일부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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