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내년 4월부터 보건소 야간진료 시행을 위해 이달부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5개 보건소서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각 시도에 시범실시기관 1개소를 선정해 17일까지 통보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내년 전국확대 실시계획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특별시를 비롯해 각 시도에 따르면 제주도를 제외한 15개 시도가운데 부산, 광주, 대전, 전북, 전남, 경남지역 등에서 시범사업 참여 보건소 신청을 받지 못했다.
또 시범사업 참여 기관을 확보한 지역의 경우도 대부분 의료기반 취약지역 보건소 1~3 곳에서 참여를 희망하는 등 야간진료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 신청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재정적 부담 ▲인력 부족 ▲제도의 효율성 에 대한 회의감 등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부 시에서는 시범사업 참여 보건소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참여신청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광역시 관계자는 "정부의 야간진료 시범사업 시책에 따라 각 구에 참여를 독려하고지만 22일 현재까지 신청이 접수된 지역이 한곳도 없다"면서 "시에서 시범사업 참여 보건소에 재정지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지만 유인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전라남도 관계 공무원도 "4명의 전담인력을 운용하는데는 1억5천여만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로서는 큰 부담이 되고있다"며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한 기피현상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건소의 인력부족 현상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충청북도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가 신설되는 등 중앙은 제대로된 조직을 갖춘 상태지만 하부조직은 기본적인 요소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IMF때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후 지금까지 인력 충원이 없어 인력에 시달리고 있다"며 "현행 자율정원제를 표준정원제로 바꿔 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근본적인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중앙부처에서 국민들의 야간의료이용 실태 파악 없이 정책을 수립, 지자체만 애를 먹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 관계자는 “광주지역에서만 무려 22개 의료기관에서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는 등 시민들이 야간 의료이용에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다.더군다나 보건소 주요 업무는 만성질환 관리와 질병 예방이지 진료가 아니다”며 “중앙부처가 현장 분위기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구청장들에게 시범사업 설명을 했더니 느닷없다며 깜짝 놀라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광역시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부족한 북구 보건소에서 신청이 들어와 복지부에 통보했지만, 24시간 진료하는 기관이 많은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저녁까지 진료한다고 해서 얼마나 효과가 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지역의사회의 협조를 얻어 전국 최초로 야간진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서초구 보건소의 경우 저녁 10시까지 야간진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3~4명의 환자를 보는게 고작인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행자부, 기획예산처 등 관련부처와 인력확보 및 재정지원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보건관리과 관계자는 "인력문제는 행자부와 협의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지만 재정지원의 경우는 당초 계획에 포함되어있지 않아 지원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다른 사업비에서 전용해 지원하는 방안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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