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임동권)는 18일 오후 서울대의대 이건희홀에서 전공의노조 설립을 위한 제2차 포럼을 개최했다.
우리나라 제1의 재벌인 삼성그룹 이건희 총수가 수십억원을 기증해 건립한 건물에서 그 이름에 걸맞은 규모의 홀에서 몇몇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모여 노조를 만들기 위한 토론회를 일요일 갖는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작년 8월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00년 의료계 대투쟁 당시부터 시작된 전공의 노조 설립 논의가 3년을 넘기도록 제자리 걸음만 걷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인을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로 대표되는 선배의사들의 지원이 아쉬운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의협 김재정 회장은 작년 10월 의사대표자 궐기대회에서 대한병원협회 입장을 감안한 듯 사견임을 전제로 “전공의 노조 설립은 의사들의 의권을 찾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찬성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의사회 박한성 회장도 지난 달 27일 서울시의사회 궐기대회를 앞두고 전공의 참여를 독려 요청하기 위해 22일 전공의 노조 토론회에 참석하여 “노조설립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며 적극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협도 서울시의사회도 일요일 서울대병원 ‘이건희홀’에서 도시락을 시켜먹으며 모임이 진행되는 것에도 알 수 있듯이 ‘원칙적 찬성’이라는 립서비스 지원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무엇보다도 전공의 자신들의 허위의식과 그에 따른 무관심이 전공의 노조 깃발이 올라가는 것을 붙들고 있다.
병원에 ‘찍히면 죽으니’ 전공의 4년 동안은 군대 생활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있다가 봉직을 하든지 개원을 하면 그만이다는 보신주의도 한몫 거들고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전날 당직으로 밤샘을 한 충혈된 눈으로 일요일 쉬지도 못하고 8월 이후 수차례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대전협 집행부는 차라리 처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한쪽면이 뜨거워지면/그 뒷면도 함께 뜨거워지는 게 양철 지붕(안도현 ‘양철지붕에 대하여’)”이라는데 ‘한쪽’은 뜨거운 것 같은데 ‘그 뒷면’은 함께 뜨거워질 의사가 아직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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