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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사 가난한 의사 (1)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4-04-29 11:19:37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 신세계클리닉 원장)

<고정칼럼 집필자 소개>
인터넷에서 필명'시골의사'로 통하는 박경철 외과전문의는 국내 최고의 사이버애널리스트로 MBN 주식토크쇼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식시장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날카로운 분석력을 인정받고 있다.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리처트 코니프는 자신의 저서 "부자"에서 " 부자란 자신의 영역에서 누리는 상대적 지위"라고 말한다 ( 이 책은 "부자" 혹은 "부자론"을 다룬 책중에서는 , 가장 탁월한 명저라고 할 수 있는데. "나의꿈 10억 만들기"류의 저작들과는 그 격이 다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은 일독하시기를 강력히 권한다 )

사실 "부자" 혹은 "부자" 되는 이야기를 주제로 삼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

왜냐하면 대개는 누구던간에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것에 대해서는. 먼저 " 당신은 부자인가?" 라는 타자적 시선의 부담감과 , "나는 부자인가?" 하는 내적시선 그 모두로 부터 그리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의 초베스트셀러이자, 부자열풍의 주역이 된 "나의꿈 10억만들기"의 저자 김대중씨는 필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내가 만나본 .." 이라는 이야기를 한시간 내내 입에 달고 있었다, 다시말해 트렌디 드라마같은 이런류의 저작들은 그저 부자 엿보기, 혹은 부자 이벤트의 산물로서 얄팍한 대중의 기호와 맞물려 베스트 셀러는 될 지언정, "부자" 라는 가장 진지하고 절박한 주제에 대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 그러나 김대중씨는 이 책의 인세로서 본인 10억을 버는데는 성공한것 같았다 )


어쨌거나 "부자"란 누구나 꿈꾸는 초미의 관심사임이 분명한데. 이글을 적기전에 조금전 묻지마 라는 익명 게시판에서 " 자꾸 뒤로 쳐지는 느낌 ... 죽고 잡다..." 라는 글이 게시된 것을 발견 했다.. 이글은 어쩌면 익명 게시판이 아니라면 대한민국 의사의 입에서 그리 듣기가 쉬운말이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먼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 당신의 자산은 얼마입니까 ?"


이에 대한 대답은 대강 이렇다,

1. 예금,적금,보험등 현금성 자산 * 억 ( 사실 지금 30대중반 이하 세대에게는 좀 미안하다 )
2, 주식,채권,등 유가증권 *억 ( 좀 더 송구하다.)
3, 살고있는 아파트 * 억 ( 전세 사시는 분들께는 할 말이 없다 )
4. 병원 건물 ** 억 ( 이건 지금 현재 의협집행부 수준의 세대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므로 다소 위화감이 있다 )
5. 물려받은 전답 ** 억 ( 이분들은 행복하다,)
6, 처가에서 증여받은 기타부동산 (제발 마누라 패지말고 백년 해로 하시라, 딸년하고 티브이보기 민망하다)


그런데 이러한 답은 필자가 요구하는 모범답안이 아니다, 50점짜리 재시에 해당한다,,


위에 열거 된 답안은

유형자산이며 ,이것의 가치는 그리 변하지 않는다, (안심하셔도 좋다 .다만 늘리기가 좀 어렵다). 사실 이정도의 유형자산을 가지고 계시면 여차하면 병원접어도 밥은 먹고산다,(좀 적게 먹고 살 요량이면 안전하게 금융기관에서 고금리로 생활비타는 방법은 필자가 소개 해 드릴 수있다 ) ,

이유는 시장의 체계적 위험의 범위에서는 ( 경기순환등..) 주식이 떨어지면 채권수익률이 오르고(채권수익률과 채권금리는 아주 많이 다른 개념이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이 떨어지지만, 예금보험 연금이자가 증가하고, 경기가 나빠 이자수익이 적으면 부동산과 주식이 오른다, 때문에 위에 열거한 자산의 포트폴리오 효과로 어지간히 한곳에 몰빵한 사람이 아닌 한, 기존의 유형자산의 가치는 지켜진다 ( 제발 뭐던지 몰빵만 하지마라)

다만 비체계적 위험 ( 전쟁, 핵문제. 공황등)에 대한 대비는 없는 편인데. 요새 방귀 좀 뀌는 분들은 이러한 비체계적 위험에 대한 대비마져 철저해서, 요즘들어 금덩어리들을 많이 산다, ( 금은 엘지상사에서 신한은행 통해서 파는 포 나인 (99.99 %) 골드바가 좋다)

하여간,,

이것은 전부 유형자산 이야기다,,


그 다음은 무형자산인데. 사실 부자와 그렇지 않은자는 여기서 결판난다,,


무형자산은 당신이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을 때, 일어 설 능력을 말한다, 또 유형자산을 잘 굴려서 자산보존이 자산증식을 하게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점에서 의사는 아직 무형자산이 많다 ( 여차하면 응급실 나이트 뛰면 아직은 몇 백은 번다 ), 이러한 의사라는 직업의 무형자산의 가치가 반영되어 의대 입시경쟁이 그리 치열한 것이다, ( 우리가 보면 의사월급이나 대기업 과장 월급이나 그게 그건데 왜 저러나 싶지만, 대기업 과장은 짤리면 죽는다,,가치는 다 그런게 반영되어 있다, 즉 그것 역시 경제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남들이 높이 쳐주는 이 무형자산의 가치가 위협받고 있고,, 우리가 느끼는 그에 대한 본능적 경계심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는데 있다,,


무형자산의 가치는 각자가 좀 다르다, 같은 나이의 친구들간에, 심지어 같은 학번의 의사들 사이에서도, 또 세대에 따라 아주 크게 달라진다,

첫째, 자산가치 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무형자산의 소유자는 서울의 일류대학병원과, 재벌급 민간병원에 계시는 분들이다, ( 사실 사족이지만 필자는 서울대학을 존경한다, 우리나라 의료는 서울의대가 끌고 간다,,, 이거 부정하면 양심불량이거나 성격이 삐딱하다.,, 때문에 서울대 출신의 일류의사들이 안정적 자산가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

그러나 서울대 출신들이 특유의 결집력으로, 조직의 헤게모니까지 쟁투하는 것에는 그리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 이분들은 가만 있을 때, 실력을 인정받는다,, 석굴암 부처님은 웃고 계셔서 빛나는 것이다. ) 하여간 이분들은 만약 유형자산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무형자산의 가치가 그것을 충분히 상쇄하므로 행복한 분 들이다,


둘째, 지방 대학병원이나, 기타 이에 준하는 국공립병원의 봉직의와 병원 경영자들이다,


이분들은 위의 그룹에 비해서는 입지가 다소 약하기는 하지만, 그대로 자신의 자산가치의 하락 폭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 물론 ktx 개통으로 의료의 중앙집중화가 진행되면서, 개인에 따라 입지가 흔들릴 수 있지만, 그래도 지방의대가 존속하는 한 ,본인의 결정적인 문제가 없이는 자산가치가 몰락하지는 않는다 . 그래도 자산가치를 지키려면 지금보다 많은 분발이 필요하다.,)

때문에 이분들은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불안감은 없다


세번째, 가장 많은 부류이고, 가장 스타덤에 오르는 그룹이다,


개원 오년차 이상, 지방 종합병원 혹은 이에 준하는 사립병원 과장급, 지방 공공의료기관의 진료부장급에 해당한다, 이분들은 일정 수준의 유형자산은 있으나, 그렇다고 놀고 먹기에는 부족하다, 때문에 무형자산이 단단해야 하는데 무형자산의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불안하다,,

전국적으로 의료소비가 작년대비 20% 감소했는데. 오늘 받은 " 과별 진료 실적표" 에는 "열심히 합시다.." 한마디 뿐이다,, 이사장이 부르면 간이 덜컥 하면서,, 바이올린 배우러 다니는 딸년 얼굴이 오락가락한다,,

이제 야간에 응급실 호출이 부담 스럽다, 새벽에 아뻬 하나 떼고나면 하루종일 어지럽고, 새벽에 호출받으면 파자마 갈아 입는데 몸이 천근이다,, 그나마 얼마전에 새로 들어온 보더 이 년차 후배가 마음에 걸린다, ( 너도 나이 먹어봐라, 싶지만, 이놈이 저는 안 늙는지..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지, 응급실이 빵구나면 병원을 위해 당직까지 자청한다,. 그럴때마다 이사장과 마주치면 숙이는 허리 각도가 점점 깊어진다 )

개원의는 더 심각하다,

" 5년전만 해도 ..." 저절로 나오는 소리다,, 정말 안좋아져도 되니가 제발 이 정도만이라도 유지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점점 마음이 불안하다,

초조한 마음에 의협신문 뒤적거려보지만,,, 의협 경리직원이 수십억 먹고 튀면서,, " 건드리면 확 불어 버린단다.." .. 또 의보삭감에 대책인가 뭔가에 관한 연구를 한다고...연구비를 1억 6천인지를 책정해서 연구기관에 용역을 주었는데 , 그 프로젝트를 받은 연구기관이 서울시 의사회고,, 그걸 연구하는 연구원이 시의사회장인데 이분이 그돈을 받으신단다.....

(뭐 시의사회장은 땅파서 공짜로 연구하는건 아니지만..그래도 저런거 우리같은 개업의한테 연구시키면 단돈 백만원만 줘도 그런거는 기막히게 잘 할텐데..싶다..하지만 그림의 떡이다..안시켜준다,, 왜 한국사회는 인너서클이다..껍데기는 가라..!!)

억장이 막혀서 일년치 시.도,의협회비에 특별회비에 투쟁기금에 학회비에. 연수강좌비까지 계산하면서 ," 이돈을 벌려면 초음파를 몇개를 해야하나.."라는데 생각이 미치면서,, 자신의 쪼잔한 모습에 쓴웃음을 짓는데,, 어제, 회장님께서는 책임지고 물러나고 싶지만, 자기가 물러나면 의협이 무너질 것이기 때문에 억지로 참는단다.... 그 말 정치인중에서 누가 했더라?.......기억을 되짚어 보다가 ........그냥 ............ 할 말 없다.........넘어가자.............

신문을 더 살펴보니..

하단에 광고가 눈길을 끈다, "메조세라피"카이로프랙틱"제리아트릭"베리아트릭",,,대학대 세실이나, 크리스토퍼에서 구경도 못했던 희안한 물건들이, 미니스커트에 분홍색 팬티를 입고 " 돈내면 보여주지.."하고 야시시한 미소를 짓는다,, 일단 그기 눈이가면 그래도 자산가치 회복에 가능성은 있는 분이다,,, 일단 의지는 죽지 않았다,,

주말에 새벽부터 가방을 챙기고 고속버스에 오른다,, 아들놈과 마누라는 속도 모르고.. "주말에 체험학습 어쩌고,," 볼멘 소리를 하지만, 그래도 어쩌랴.. 다시 과거의 영화를 회복할지 모른다는 기대속에 두어달 다녀보지만,,,, 세상에 그게 아무나 하나....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먹는다고,. 그거 강의하고 수업료 챙기는 선생이 부럽다,

4월들어 환자가 뚝 떨어지는데..

기준경비율 올리고, 현금영수증제를 도입한단다,,, "씨*놈 덜,,,,, 죽여라,,,,,,,,!!!.." 세금생각에 마음이 무거운데,,,, 한달 기침한 환자보고 슬금슬금 눈치 보면서 가슴사진 한장 찍자고 했다가,, 돈만 밝히는 더러운 놈 취급 받고는 그래도 "안녕히 가세요" 인사를 하는 자신이 싫어진다,,, 이게 현대 이세대의 보편적 자화상이다, .............................!!

네번째, 지금 갓 보더따거나, 전공의 과정에 있는 분들이다.. "오 마이 갓 !!" 이분들의 미래는 논하지 말자,, 끔찍하다...서로 기분이 안좋다,,,


약간 시니컬한 구성이지만,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의 위기가 위기의 본질이라는 점은 분명해 졌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 유형자산의 복원에 관해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이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사실 필자는 금융쪽 밖에는 아는바가 없으므로 금융시장의 이해를 통한 스스로의 자산가치 높이기라는 주제를 당분간 이공간에서 다루어 볼 생각이다.


P.S: 문체가 다소 거슬릴 수 있다는 점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대한 분량이라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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