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치킨게임’이라는 자동차 게임이 유행했다.
제임스 딘(James Dean)이 주연한 1955년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도 나오는 이 게임은 도로의 양쪽에서 두 명의 경쟁자가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먼저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이다.
핸들을 꺾은 사람은 겁쟁이, 즉 치킨으로 몰려 명예롭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그러나 어느 한 쪽도 핸들을 꺾지 않을 경우 결국 충돌함으로써 양쪽 모두 자멸하게 된다.
최근 벌어지는 병원 노사 간의 대립도 이 치킨게임을 연상케 한다. 사립대병원이 교섭권과 대표권을 위임한 노무사를 대표로 인정할지를 두고 노사 모두 한치의 물러남이 없다.
노측은 “사립대 노무사 위임 문제만으로도 총파업을 할 수 있다”면서 양보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사립대병원측이 노무사 위임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 역시 강경하다. 사용자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서 한치의 물러남이 없다. 한 병원 관계자는 “노무사 위임 철회는 노조에게 항복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에 절대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결국 이 문제는 몇 차례의 교섭파행과 다툼을 반복하면서 결국 노조의 쟁의조정신청까지 왔다. 내달 8일이면 총파업이며, 총파업은 노사 양측에게 유리할게 없다. 지난해에도 병원들은 경제적 손실을, 노동자들은 무노무임 적용으로 타격을 입었다.
치킨게임이 멈추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것이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게임이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모두가 자멸할 치킴게임을 끝낼 양측의 전향적 자세와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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