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비인기과에 대한 지원기피현상이 지속되면서 수년째 전공의를 받지 못하는 수련병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수련병원의 비인기과는 2~3년차 레지던트가 홀로 수련을 받고 있거나 그나마 있던 전공의들도 포기하고 나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메디칼타임즈가 2009년도 레지던트 추가모집 마감일인 15일 일부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지원현황을 조사한 결과 흉부외과 정원을 채운 곳은 건국대병원이 유일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인턴들의 선망이 되고 있는 수련병원들조차 정원의 반도 채우지 못했고, 지방 수련병원들은 지원자가 아예 한명도 없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더욱이 정원을 한명도 받지 못한 수련병원들 대다수는 지난해 혹은 3년전부터 레지던트를 단 한명도 확보하지 못한 경우도 많아 정상적인 수련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K대병원. K대병원은 전기모집에서 산부인과, 흉부외과 전공의를 단 한명도 확보하지 못해 추가모집을 실시했지만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특히 산부인과는 3년째 전공의를 받지 못한 상황. 더욱이 지난해 그나마 있던 3년차 전공의도 결국 과중한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수련을 중도포기하자 병원은 망연자실해 있다.
국립대병원인 K병원 방사선종양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이 병원에는 4년차 레지던트 혼자 수련을 받고 있으며, 3년 연속 후배 전공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비단 이들 병원뿐만 아니다. J병원 외과도 3년째 전공의를 받지 못했고, C병원 방사선종양학과도 2년 연속 전공의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C병원은 전기모집에서 정원에 크게 미달돼 외과 12명, 흉부외과 6명을 추가모집할 계획이었지만 단 한명도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특히 이 병원은 지난해에도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에서 불과 1~2명의 전공의밖에 확보하지 못해 수련에 큰 차질을 빚고 있어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J병원 관계자는 "후배 전공의들이 오지 않으니 2~3년차 레지던트들이 1년차 업무까지 떠안는 상황이 빈번하다"며 "이 때문에 해당 연차에 맞는 수련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유명 대학병원들도 미달되는 상황에서 뽀족한 해법이 없다"면서 "비인기과 기피문제에 대한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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