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은 고혈압 환자에서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발생하고, 치료가 어려운 만성콩팥병 3기 이상 환자는 정상인보다 고혈압 환자에서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울산의대 박정식 교수)는 '세계 콩팥의 날’(3월 12일)을 앞두고 전국 7개 대도시에 거주하는 35세 이상 2411명의 일반인과 전국 280개 의료기관에서 신대체요법(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을 받고 있는 4만 43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고혈압과 만성콩팥병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조사기간은 2007년 11월부터 3개월이었다.
조사결과 정상인의 경우 만성콩팥병이 9.3%에 불과한 반면 고혈압 환자에서는 10명중 2명 정도인 21.6%가 콩팥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혈압 환자에서는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에 비해 치료가 쉽지 않은 3기 이상의 중증 만성콩팥병의 상대위험도가 2.9배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져 고혈압과 만성콩팥병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고혈압이 심할수록 만성콩팥병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었다.
수축기 혈압이 120 mmHg 미만인 정상 사람들의 8.2%에서 만성콩팥병이 발견됐지만 수측기 140 mmHg 이상인 고혈압 환자들에서는 4명에 1명 꼴인 23.1%가 만성콩팥병으로 드러났다.
이완기 혈압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70 mmHg 미만인 사람들에서 만성콩팥병의 빈도는 8.6%에 불과했지만 90mmHg 이상에서는 23.2%가 콩팥에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가장 흔한 증상 역시 고혈압이었다.
정상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32.3%인데 비해 만성콩팥병 환자는 60%로 월등히 높았다.
콩팥병 단계에 따라서는 초기 만성콩팥병인 1, 2기엔 53.7%, 중등도인 3기에는 59.5%, 중증인 4, 5기에는 80%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일반인에 비해 고혈압이 빈번하고 콩팥병 단계가 증가할수록 혈압은 급격히 상승했다.
신장학회는 “이번 연구가 고혈압과 혈압 수치가 만성 콩팥병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혈압이 상승하고 고혈압의 빈도가 증가함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결국 콩팥과 고혈압은 뗄 수 없는 상호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식 이사장은 “콩팥은 고혈압에 의해 손상 받는 대표적인 장기이며 동시에 콩팥의 손상은 혈압을 상승시켜 고혈압을 유발하게 된다”면서 “흔히 고혈압 하면 심장병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심장병 못지않게 콩팥병 역시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제의대 김영훈 교수는 “고혈압 환자에서는 정기적인 소변 및 혈액 검사를 통해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경희의료원 이태원 교수도 “콩팥병을 가진 고혈압 환자들은 저염식과 같은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며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더욱 철저한 혈압 관리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혈압약에는 ACE억제제나 ARB를 꼭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ACEI나 ARB는 단백뇨를 감소시키고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억제할 뿐 아니라 좌심실 비대 등 심혈관계 합병증을 더 잘 예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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