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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보건지소 논란 타협적 대안 제기

이창열
발행날짜: 2004-04-26 06:22:09

가정의학회, ‘일차의료센터-민간위탁형’…절충형 모델

참여정부의 공공의료확충 30% 공약에 따른 도시형보건지소 설립을 놓고 의정간 이견으로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일차의료센터-민간위탁형’ 모델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의료계 내부의 이러한 자발적인 대안 제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현실 타당성을 놓고 상당한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대한가정의학회 정영진 정책위원은 24일 춘계 학술대회에서 “’일차의료센터-민간위탁형’은 도시형 보건지소라는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범위에서 의료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는 타협적 모형이다”고 밝혔다.

정 위원은 이어 “그렇기에 논리적 일관성이 부족하고 허술하게 느껴지며 실현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모형이 의사의 자율권과 전문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일차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한 최초의 정부정책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바람이며 의사들 내부에서 공공의료와 일차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정 위원이 제시한 ‘일차의료센터-민간위탁형’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풀어본다.

▲ ‘일차의료센터-민간위탁형’이란 무엇인가?

센터는 지역사회 개원의와 동일하다. 다만 국가 또는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시설과 장비를 제공하여 그 소유권을 가지게 되겠지만 일차의료를 수행하기 위해서 초기 비용을 줄여줌으로써 독립적 경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차의료기관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특히 센터는 기존의 보건소 혹은 보건지소와 달리 행정조직상의 특히 예결산과 관련된 경직된 경직된 구조를 벗어나 좀 더 유연한 독립적 운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구체적인 운영방식은 무엇인가?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센터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운영에 관한 일차적인 책임과 권한은 센터장(의사)이 갖는다. 예결산 및 인사권 등의 모든 운영권을 독자적으로 가지는 방식이다.

국가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사업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한다. 단 센터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최악의 경우 민간위탁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중앙과 지역별로 (가칭) 일차의료 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지침을 마련하여 업무수행 정도를 평가하고 국가적으로 관리해야 할 질환들에 대한 일차의료 표준 진료지침을 개발할 수도 있다.

특히 지역별 일차진료위원회 위원 구성은 클리닉 장, 소비자 대표, 공급자 대표, 지방자치단체 대표로 구성하며 이견이 있을 시에는 중앙 일차진료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따르도록 하는 등 지역사정에 맞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 센터와 현재 개원가의 관계는?

시설과 장비에 관한 비용을 초기에 부담하지 않는 대신에 국가가 요구하는 보건사업을 수행한다는 점과 지역 일차의료 위원회 및 일차의료 중앙위원회의 감사를 받는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개원의와 동일한 점으로 지역사회에 존재하게 된다.

현행의 보건지소 형태에서는 본인부담금의 차이 등으로 인해 차별적 경쟁이 이루어졌는데 이에 대한 개원의의 반발은 타당하다고 본다.

인근에 진료진찰의 범위에 제한이 있고 공급자 대표로 참여하여 운영에 관하여 주장할 수 있는 개원의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으로 일반 민간 의료기관의 개설보다는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다.

▲ ‘일차의료센터-민간위탁형’의 기대효과로 볼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정부의 입장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상승을 재가환자에 대한 방문진료 및 예방사업을 통해 일정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료계로서는 배출되고 있는 보건의료인력에 다양한 취업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실업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특히 의과대학 등을 비롯한 여타 보건관련 교육기관 등에 일차의료에 관한 교육현장으로 기능을 함으로써 국내 일차의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초기 자본을 줄여줌으로써 유인수요를 제거하여 적정한 의료공급이 이루어지게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기존 개원가의 위원회 참여를 통한 민간의료와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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