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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못지않은 간호사들, 호흡곤란 환자 구해

안창욱
발행날짜: 2009-06-02 06:46:03

동서신의학 권예옥·정남진 씨, 심폐소생술로 위기 넘겨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출근길 혼잡한 지하철에서 심폐소생술로 환자를 살려내 화제다.

권예옥(좌측), 정남진 간호사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권예옥, 정남진 간호사는 최근 출근하던 중 5호선 아차산역에서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진 50대 남성을 발견했다.

두 간호사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 환자를 발견하자 일단 바로 눕혀 의식을 확인했다.

환자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얼굴과 손이 보라색에 가까울 정도로 청색증이 온 상태였다.

그러자 두 간호사는 지하철 내 사무실로 구조요청을 한 후 환자의 지갑을 열어 평소에 앓고 있는 질환이 있는지 파악했다.

환자는 당시 맥박은 있었지만 매우 약한 상태였고, 입에는 거품을 물고 숨을 몰아쉬면서 곧 동공의 크기가 커졌다.

그 순간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두 사람은 환자의 셔츠를 느슨하게 풀고, 혁대를 풀어준 뒤 정남진 간호사가 가슴 압박을, 권예옥 간호사가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세 번 정도의 심폐소생술을 하고 난 뒤 119 구급대원이 도착했고, 심방세동이 보이는 환자의 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했다. 그 뒤 인공 기도를 삽입한 후 심폐소생술을 계속 했고, 세 번의 전기 충격 후 환자를 들 것에 옮겼다.

두 간호사는 이후 환자의 가방 안에 있던 휴대폰으로 가족들에게 연락을 한 후 구급대원, 지하철 역무원 함께 환자를 들것에 눕힌 후 구급차까지 뛰었고, 역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을 도왔다.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생명의 지장은 없는 상태로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광진구 소방서는 응급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이들의 신속한 조치가 한 고귀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면 표창장을 수여했다.

권예옥 간호사는 “아마도 혼자 있었다면 심폐소생술을 해야겠다는 결정을 쉽게 하기 힘들었을 것인데,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어 용기가 났다”고 밝혔다.

정남진 간호사는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쑥스럽다”면서 “평소 중환자실이라는 특수한 파트에서 근무하는 것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 간호사는 “간호사라면 누구나 당황하지 않고 배운 대로만 대처한다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은 간호사, 의사 등 의료진 및 모든 교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Basic Life Support(BLS) for healthcare provider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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