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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들, 호화검진 자제할 때 됐다"

장종원
발행날짜: 2009-09-11 11:05:02

건보공단 조찬세미나서 거론…"정책개입방안도 고려"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호화검진 시장의 급속한 팽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대형병원들의 호화검진 과열양상에 대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1일 '프리미엄 호화검진의 현황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금요조찬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에 나선 울산의대 선우성 교수는 호화검진들의 비용적 측면을 고려하기 앞서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검진을 시행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민감도와 양성예측도가 낮은 CEA검사와 암검진에 있어 국가암검진 방식보다 효율성이 낮은데다, 방사선 피폭의 우려가 있는 PEC-CT 등이 호화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호화검진은 비용적인 문제보다 의학적/보건학적 관점에서 먼저 다뤄져야 한다"면서 "개별적인 검진은 검진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검진의 이득과 손해를 잘알고 난 후 실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의대 이원영 교수는 "의료소비자는 정보부족으로 고가장비나 고가시설을 선호할 것이고, 객관적 지표보다 명의나 입소문에 의존할 경향이 크다"면서 "결국 호화검진을 선호하는 현상이 국가검진서비스에 대한 막연한 신뢰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러한 현상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본인부담종합검진의 고가화, 고급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면서 "국가검진서비스의 무력화와 의료비 상승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대학병원이 호화검진 먼저 자제해야"

이날 세미나에서는 호화검진에 대한 정책적 개입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정우진 건강보험정책원장은 먼저 정부차원에서 호화검진의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실태분석을 통해 실증자료를 내놓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호화검진이 진료적 측면에서 적절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호화검진에 세제개입 등의 정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산병원 김광문 원장은 "교육과 연구를 담당해야 하는 대학병원에서 호화검진을 가지고 경쟁하는 모습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대학에서 자제해야하면서 스스로 모여서, 검진방법이나 수가의 적정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자정이 안되면, 국가에서도 일부 개입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건보공단 정형근 이사장은 "신종플루 거점치료병원을 맡지않겠다던 서울대병원이 호화검진을 선도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고, "대형병원들의 호화검진 진출에 이해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들 병원이 호화검진외에 국가의 일반검진도 같이 하면서 리딩병원으로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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