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일부로 급여 등재에 성공한 '세비보'가 올해 본격 시판에 나서면서, 국내에 보험 적용 B형간염치료제(제픽스, 헵세라, 바라크루드, 레보비르, 세비보)는 5개로 늘었다. 그만큼 의사 및 환자들에게 약물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각각의 B형간염치료제의 장단점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순서는 바라크루드(BMS), 제픽스·헵세라(GSK), 레보비르(부광약품), 세비보(노바티스) 순이다.
전세계적으로 B형 간염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사망하는 환자 수는 매년 100여만 명에 이르고 있다. B형 간염은 혈액이나 정액 질 분비액, 타액, 상처의 염증, 모유 등의 체액에 의해 전염되는 간 질환을 일컫는다.
전체 인구의 90% 정도가 B형 간염 바이러스(HBV)에 면역성을 갖춰 몇개월 이내에 몸에서 바이러스가 소멸될 수 있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HBV에 대한 면역성이 없다. 이들은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되며, 이후 만성 B형 간염자로 진행되기도 한다.
국내 만성 B형간염보유자는 전체 인구의 약 5~8%(250~350만명)를 차지할 정도 비중이 커지고 있다. 신규 환자 증가와 함께 기존 약물에 내성이 생긴 환자가 더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B형간염치료제 원외처방액 시장은 2007년 1211억원에서 2008년 1461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800억원 대로 추정될 만큼 가파르게 성장했다. 올해 역시 지난해 보험급여를 받은 '세비보'의 가세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 바라크루드 "타 약물 대비 내성발현율 최저" VS "불편한 복용법"
'바라크루드'는 근래들어 B형간염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인기 좋은 약물이다. 실제로 이 약물의 원외처방액은 해마다 급증했는데, 국내 처방이 시작된 2007년 116억원에서 2008년 326억원으로, 지난해에는 600억원 돌파(11월까지 552억원)가 유력시되는 대형 약물로 성장했다.
'바라크루드'의 이같은 성장은 먹는 만성B형간염치료제 중 내성발현율이 가장 낮다는 데 기인한다. 내성은 항바이러스제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만큼 타 약물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셈이다.
또한 이 약물의 내성은 기존 1차약인 '제픽스'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훨씬 더 잘 생기기 때문에 "처음에 다른 약을 쓰지 말고 '바라크루드0.5mg'를 먼저써라"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바라크루드' 담당 PM은 "작년 제 44차 유럽간학회에서 발표된 다국가 임상 연구에서 '바라크루드' 치료를 받은 (뉴클리오시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서 최대 6년까지 내성이 거의(1.2%) 발생하지 않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다만 타 약물(제픽스, 세비보)에 비해 1차약의 가격(6188원)이 다소 높다는 점과 반드시 공복(식사 2시간 후 또는 최소 2시간 전)에 먹어야 하는 것은 다른 약에 비해 불편한 점으로 지적받는다.
이 약물은 기존에 먹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지 않았던 환자를 위한 '바라크루드0.5mg'(1차약)와 '제픽스' 내성환자를 위한 '바라크루드1mg'(2차약) 두 종류로 구분돼 있다.
▲ 제픽스 "풍부한 임상데이터" VS "높은 내성발현율"
지난 1999년 국내 보급된 '제픽스'는 오랜 기간동안 많은 환자들에게 써온 약물이다. 그만큼 효과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대부분 밝혀졌다는 뜻이다.
장기간 사용해도 내성 이외에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었고, 2세 이상의 소아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B형간염치료제이기도 하다.
다만 내성발현율이 타 약제에 비해 많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제픽스' 내성에 쓸 수 있는 약(2차약)으로 '헵세라', '바라크루드1mg'가 나와 있지만 '제픽스'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약의 내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처음에 '제픽스'를 쓰자는 주장은 많이 약화된 실정이다.
이 약물의 내성발현율은 1차년도 23%, 2차년도 46%다. 이는 2003년 가스트로엔터롤로지 의약잡지에서 게재된 수치다.
▲ 헵세라 "낮은 내성발현율" VS "신독성 가능성"
한국에서 '헵세라'(2차약)를 복용하는 환자의 대다수는 '제픽스'(1차약) 내성 환자다. 한국에서는 이 약물이 1차약으로 처방되면 보험적용이 안되는데, 이것은 의학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가격과 보험재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2006년 기준 '헵세라'(1·2차 공용)를 B형간염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된 약물로 알려졌다.
이 약물의 장점은 낮은 내성률과 2003년 출시돼 많은 임상결과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1차치료제로 사용됐을 경우, 내성발현율은 1차년도 0%, 2차년도 3%, 3차년도 11%다. 이는 지난 2006년 가스트로엔터롤로지 의약잡지에서 수록된 데이터다.
또한 허가받은 유일한 뉴클레오타이드 아날로그(nucleotide analogue)라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제픽스', '바라크루드', '레보비르', '세비보' 내성에 모두 사용할 수 있거나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헵세라' 담당 PM은 "현재 쓰이는 대부분 약제들(제픽스, 바라크루드, 레보비르, 세비보)은 뉴클레오사이드이기 때문에 내성 발현시 같은 계열의 약제를 사용하면 교차 내성이 있어 약효가 없거나 내성발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경우 교차 내성이 없는 다른 계열의 약제를 써야 하는데 '헵세라'가 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단독요법이 아니라 어떤 약제에 내성이 발현했을 때는 교차 내성이 없는 다른 약제를 추가해 병용하는 것이 대세"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약물은 신장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는 신독성이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신장에 문제가 없는 환자는 4~5년 복용해도 3% 정도에서 신독성이 나타난 반면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1년에 28%로 매우 높았다. 때문에 1년 이상 투약하는 환자는 신장기능검사를 3개월 간격으로 받아야 한다.
▲ 레보비르 "장기 복용→단기 복용 가능성 제기" VS "근무력증 부작용"
'레보비르'의 가장 큰 장점은 약을 먹다가 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간학회에 발표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6~12개월 간 '레보비르'를 투여 후 상태가 호전된 B형 간염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약을 끊은 후 12~24개월이 지났음에도 70~80%가 약물을 계속 투여한 효과가 나왔다.
현재는 이같은 효과가 지속되는지를 알아보는 대규모 임상 1상 시험을 국내에서 진행 중이다.
내성발현율은 48주에 1.3%, 84주에 7.6%였다. 이번 데이터는 국내 27개 대학병원, 39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나온 결과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B형 간염 치료제 중에는 내성발현율이 현저히 낮지만 평생 먹는 약(바라크루드)과 내성발현율은 (바라크루드에 비해) 다소 높지만 단기간 복용 가능성이 높은 약(레보비르), 값은 싸지만 내성발현율이 매우 높은 약(제픽스, 세비보)이 존재한다"며 "선택은 환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약물이 임상 데이터가 풍부하지 못하다는 점과, 지난해 4월 근무력증이라는 부작용으로 국내 판매가 일시 중단된 점은 오점이다.
▲ 세비보 "높은 안전성" VS "높은 내성발현율"
우여곡절 끝에 보험등재를 받은 '세비보'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이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받은 약물 중 임신 중에 쓸 수 있는 유일한 약물이라는 점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또한 '제픽스'와 비교 임상 결과 초기 24주 간염바이러스 억제 효과 우수한 데이터를 얻었다. 가격(3400원)도 '바라크루드0.5mg'와 '레보비르'(6188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그간 보험등재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인 내성률이 높다는 점은 큰 걸림돌로 예상된다. '제픽스'보다는 낮았지만 '헵세라'에 비해선 내성이 많이 생겼다. '바라크루드'와 '레보비르'와의 임상 비교는 없지만, 당연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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