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의 CARVAR 수술 논란과 관련, 한국심초음파학회(이사장 송재관)도 수술의 안전성, 유효성 검증에 성실히 임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한국심초음파학회는 13일 ‘CARVAR 수술과 연관된 최근의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체 회원 일동 명의로 발표했다.
학회는 “아직까지 CAVAR 수술에 사용되는 재료의 인허가나 급여 관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식약청, 심평원, 복지부가 이 논란을 해결할 만한 자료 제출이나 의견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학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심장학회의 1차 보고서는 이번 논란의 경위 파악에 큰 도움이 되는 광범위하며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조사 결과물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대한심장학회는 1차 보고서를 통해 건국대병원 심장내과 유규형, 한성우 교수가 송 교수의 CARVAR 수술 부작용 사례를 유럽흉부외과학회에 보고한 논문이 출판윤리를 위배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심초음파학회는 건국대가 대외적 신뢰도를 실추시켰다는 명목으로 이들 교수들을 해임한 것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취소 결정을 내린 것 역시 심장학회의 1차 조사보고서의 내용과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심초음파학회는 “학회 회원 모두는 두 교수의 복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며, 이것이 현재의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성숙한 첫 단계임을 굳게 믿는다”고 촉구했다.
또 학회는 “CARVAR로 명명된 새 수술법의 시도는 인공판막 대신 수선을 통해 판막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심장내과나 흉부외과 의사들이 꿈꿔오고 꾸준히 시도해 왔던 수술 방법의 변형”이라면서 “이러한 시도 자체가 무시되거나 억압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학회는 “새로운 치료시술이나 기법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전문가 동료들의 평가(peer review)를 거쳐서 조금씩 발전해왔고 그래야만 한다는 사실 또한 간과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학회는 “송명근 교수는 이 과정을 받아들여야 하며 본인의 직감이나 소신만을 바탕으로 환자의 생명과 삶의 질에 직결된 수술이 장기 임상결과에 대한 자료 없이 계속 실시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학회는 “지난 날 많은 업적들을 쌓았다고 자부하는 본인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최근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복지부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통해 공적으로 CARVAR 수술을 조사하도록 지시했고, 이에 따라 연구원이 방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일단 CARVAR 수술의 시행을 중지해야 한다는 결과보고를 했지만 아직까지 조사자료의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까지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그 수술을 받았고, 경과가 어떠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인데도 복지부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이번 사안은 송명근 교수의 수술성적 전체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신의료기술로 신청한 CARVAR 수술에 국한해 접근해야 하고, 바로 이것이 환자들의 불안함을 잠재우고 의사들간의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국심초음파학회는 “CARVAR 수술이 적용되는 대동맥판막질환의 진단, 중증도 평가, 수술 시기의 결정 및 수술의 적정성 평가에 있어 심장초음파를 전문으로 하는 본 학회 회원들의 충정 어린 성명서가 판단에 도움이 되길 기원하며 계속 추이를 관찰하면서 의견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심초음파학회 외에도 심장학회, 고혈압학회 등도 건국대병원 유규형, 한성우 교수 해임 철회와 CARVAR 수술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어 송 교수 수술법 논란이 학계 전체로 번져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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