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갑작스럽게 배제된 것과 관련해,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강보험에 대한 복지부의 권한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의료공급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인물이 재정운영위원회에 참여하게 될지 주목된다.
"재정위 참여 요청했다 이틀 만에 돌연 배제 결정"
이번 결정과 관련해 참여연대와 경실련이 돌연 배제된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새롭게 구성될 재정운영위원회 참여단체에 공문을 보내, 2인 이상 위원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복지부가 27일 보낸 재정운영위 위원 추천 공문. 참여연대과 경실련이 명기돼 있다.
이 공문에는 참여단체와 경실련이 포함돼 있었는데, 30일 전격적으로 두 단체가 재정운영위원회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두 단체가 10년에 걸쳐 재정운영위원회에 참여해 교체를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공문까지 보내놓고 돌연 교체 결정을 하게 된 이유로는 부족하다는 지적.
지난 5기 재정운영위 선임 과정에서 배제됐던 건강세상네트워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면서 "위원 추천 마지막에 가서 갑작스럽게 교체된 이유에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위 진보적 단체를 배제하려는 정권 차원의 움직임이 있지 않았겠냐는 의구심이다.
"건보 재정위 무력화…복지부 목소리 높아진다"
지금까지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는 복지부와는 다른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수가협상에서는 총액계약제를 요구했고, 수가 인상률에 대해서도 복지부와 다른 입장을 취했다.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참여연대와 경실련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하지만 이 두 단체가 이번에 제외됨에 따라 결국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전문성이 크게 약화되면서 복지부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됐다. 이를 위해 두 단체를 배제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당장 이번 수가협상에서 재정운영위원회가 총액계약제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아졌다. 시민단체에서는 복지부가 의료공급자에게 소위 '수가 퍼주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복지부가 입맛대로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를 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면서 "특히 재정운영위원회에 의료공급자와 친밀한 인사가 위촉될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단체가 직접적으로 보건의료와 관련이 없더라도 위촉된 단체에서 보건의료 전문가를 위원으로 위촉하면 전문성 부족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재정위 구성 마무리 "…시민단체 "대응방안 모색"
복지부는 오는 2일까지 6기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늘(1일)까지 참여연대와 경실련을 대체할 단체를 확정할 계획. 현재 우파 단체들의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다.
이러한 복지부의 계획에 대해 경실련 등 보건의료단체들은 묵과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너무나 갑작스러워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진행된 상황을 파악한 후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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