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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위해 연구해야 노벨상 가능"

발행날짜: 2010-12-14 06:47:22

코멘 브린커상 수상 성균관의대 백순명 교수

"한국에서 요즘 너무 노벨상을 부각시키는 듯 합니다. 의학자가 상을 받기 위해 연구하면 결국 황우석 박사 사건 같은 부작용이 생겨날 뿐입니다"

최근 종양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코멘 브린커 상'을 수상한 삼성 암연구소 백순명 소장은 후배 의학자들에게 이같은 당부의 말을 전했다.

상은 그저 연구에 매진하다보면 자연스레 돌아오는 것일 뿐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백 소장은 13일 "한국에 벤처 붐이 일면서 젊은 의학자들이 가시적으로 성과가 보이는 연구에만 몰입하는 것 같다"며 "눈앞의 결과만 쫓다보면 황우석 박사 사건 같은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임상시험에 노력하다보면 당연히 좋은 연구 주제와 힌트가 나오게 되어 있다"며 "여기서 도출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노벨 의학상이 될 만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허셉틴 개발의 시작이라고 불리는 백순명 교수.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이 연구에 뛰어들게 된 것일까.

그는 HER2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유방암이 예후가 나쁘다는 것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HER2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유방암에 '애드리아마이신'이 효과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를 통해 유방암 표적치료제인 허셉틴의 3차 임상시험을 디자인하기 이르렀다.

또한 이러한 임상시험을 통해 초기 유방암의 경우 HER2 유전자에 이상이 없어도 허셉틴에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해 대규모 임상시험의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임상시험 중 Oncotypedx 라는 유전자 테스트를 개발해 2기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은 항암 약물치료 요법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규명, 10만명 정도의 환자가 필요없는 약물 치료를 면하게 됐다.

백순명 소장은 "삼성 암연구소에 와서 1년이 지난 지금 가장 놀라운 것은 한국의 임상시험 능력이 불과 몇 년만에 급격히 성장했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2009년에 삼성암센터에서 무려 1200명의 유방암 환자가 수술을 받았고 이중 40%가 글로벌 임상시험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수치를 외국 의사들에게 알려주면 다들 기절을 할 정도로 놀라워한다"며 "이는 스론 케터링이나 MD 앤더슨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는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직접 글로벌 임상시험을 기획해야 한다"며 "대형병원간 경쟁을 하기 보다는 서로 힘을 합쳐 NSABP(미국 국립 유방암 임상연구 협회)와 같은 다기관 임상시험 기관을 확립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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