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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라고 다 같지 않다" 약 처방, 경험에 의존

발행날짜: 2011-01-06 06:50:29

40대 '동료 의사'-50대 '제약 영업사원'에 영향 받아

|신년기획|의사들은 어떻게 처방의약품을 선택하나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기까지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다. 일각에선 영업사원의 방문이 결정적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객관적인 임상데이터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메디칼타임즈는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의사가 처방의약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진료에서 경험한 효능이 선택의 기준
<2> 약 처방, 영업사원 방문에 영향 받는다
<3>이유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
#1 50대 K 원장의 처방약 선택 기준은 하나다. 바로 '경험'. 처음엔 제약 영업사원의 정보나 학회 임상 데이터를 참고했지만 개원 연차가 늘어나면서 어떤 약이 약발이 좋은지 어떤 약이 별로인지를 저절로 터득하게 됐다. 그는 임상데이터나 영업사원의 정보를 그저 '참고'만 할 뿐이다.

#2 40대 P 원장은 처방약 선택에 주변 선배의 도움을 경청한다. 선배가 어떤 약이 좋다더라 한 마디만 하면 바로 약을 바꿀 정도로 선배 말을 신뢰한다. 선배의 경험이 곧 축적된 임상 정보이자 시행 착오를 줄이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의사들의 처방의약품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일까.

최근 <메디칼타임즈>가 개원의 21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처방의약품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진료과정에서 경험한 약 효능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영업사원의 방문율 또한 처방 의약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 사원 방문율이 처방 의약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의 두배에 달했다.

처방 약 선택의 1순위는 '효능'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처방 의약품을 선택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49%에 달하는 105명의 응답자가 ‘진료과정에서 경험한 약 효능’을 1순위로 꼽았다.

즉, 개원의가 직접 경험하면서 터득한 약 처방 노하우를 바탕으로 약을 처방한다는 것이다.

이어 응답자 중 28%는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한 임상 데이터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이 둘을 합치면 전체 응답자의 76%가 처방약 선택의 가장 우선 순위로 약의 효능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험에 의한 주관적인 노하우에 의존하든, 객관적인 임상 데이터에 의존하든 결국 의사는 약의 효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또한 진료과정에서 경험한 약 효능을 최우선으로 선택했던 응답자의 34%는 다음 순으로 ‘환자 순응도와 복용 편의성’을 꼽았다.

한편, 기타 의견으로 ‘제약사의 인지도나 동료 의사의 권유’, ‘전공의 수련과정의 경험’들이 꼽혔으나 각각 5% 미만으로 미미한 수치였다.

처방약 선택, 세대별 특성도 존재

처방약 선택에는 세대별 특성도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30대 개원의 중 진료과정에서 경험한 약 효능을 약 선택의 1순위로 꼽은 비율(40%)과 객관적인 임상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비율(38%)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반면 40대로 넘어오면서부터는 진료과정에서 경험한 약 효능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나타났다. 40대 응답자의 60%가 ‘자신의 경험에 의지해 약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답변은 20%에 그쳤다.

50대에서는 진료과정에서 경험한 약 효능을 처방 약 선택의 우선으로 꼽은 응답은 40대에 비해 13%감소한 46.8%로 나타났다. 반면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답변은 28%로 8%늘었다.

60대 응답자는 제약회사 인지도를 최우선 순위로 꼽은 답변이 무려 50%를 차지했다. 또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답변이 25%를 차지, 경험한 약 효능을 우선 순위로 꼽는 비중이 확연히 감소했다.

한편, ‘처방 의약품을 변경할 경우 의약품 정보를 어디서 얻는가’라는 질문도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40대 응답자는 주로 학술대회(33%)와 동료의사(33%)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

즉, 객관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는 학술대회와 주관적인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동료의사 조언의 비중이 서로 비슷했다.

반면 50대로 넘어오면서는 제약사의 제품설명회와 영업사원 제공 정보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술대회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답변은 18.7%에 그친 반면 ‘제약사 주최의 제품설명회에서 정보를 얻는다’는 답변은 37.5%를 차지했다.

여기에 ‘영업사원이 제공한 정보를 참고한다’는 의견(18%)까지 합치면 50대 개원의의 절반 이상은 제약사로부터 가장 큰 정보를 참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사원 방문율-의약품 선택, 상관성 존재

영업사원의 방문율이 처방 의약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질문에 개원의 117명(55%)은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개원의도 8.5%에 달했다.

‘(큰)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이들이 전체의 63.5%를 차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32.3%),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4.2%)고 응답한 이들에 거의 두배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한편 ‘제약사의 인지도가 처방 의약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나’라는 질문에 75%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10%에 달했다.

처방의약품 선정을 위해 제약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회사 인지도와 이미지가 45.7%로 압도적이었다. 다음 순으로 다양한 제품군(22.8%), 영업사원의 호감도와 방문율(20%)이었다.

또 처방의약품 선정에 있어 ‘특정 제약사를 기피한 경우가 있었나’라는 질문에 65.7%는 ‘그렇다’고 응답했고 이들 응답자의 35.1%가 ‘회사나 영업사원에 대한 비호감 때문에 처방을 꺼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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