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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비소세포폐암 치료전략 전문가 대담(하)

병용요법 폐암 1차 표준치료 기대...향후 관심은 내성 전략

발행날짜: 2024-10-10 11:51:30 업데이트: 2024-10-11 12:09:45

메디칼타임즈 주최 비소세포폐암 치료전략 전문가 대담(하편)
렉라자 병용 등장 계기 약제 간 시너지 기대…내성 관리가 화두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가 미국 FDA 허가를 계기로 명실상부 글로벌 치료제로 거듭났다.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 개발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의 병용 약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것이다.

동시에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비소세포폐암 분야 가이드라인에 1차 치료옵션으로 정식 등재되며, 글로벌 허가 및 임상진료 지침을 통해 인정받은 치료제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그렇다면 병용요법이 글로벌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전편에 이어 홍민희 교수(연세의대)와 안병철 교수(국립암센터)를 초청, 병용요법 등장으로 변화될 비소세포폐암 치료 전략을 전망해봤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달 27일 대한종양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 기간 중 국내 폐암 전문가인 안병철 교수(왼쪽), 홍민희 교수(오른쪽)를 초청해 EGFR TKI 치료 전략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다.

▶렉라자, 타그리소 모두 새로운 병용요법을 내세우고 있다. 1차 치료에서 단독요법 대비 선택의 유용성을 평가한다면? (찬성 : 홍민희 교수, 반대 : 안병철 교수)

홍민희 교수 : 이번에는 입장을 바꿔 찬성입장에서 토론해 보겠다. 만약에 병용하는 요법(렉라자+리브리반트) 자체가 부작용이 엄청 늘지 않아 관리가 가능하거나 환자의 불편을 줄여준다면 PFS 자체의 이익은 분명히 그전 치료제보다 있는 것이다. 그것이 추가적으로 OS 이익으로 이어진다면 당연히 병용요법이 더 많은 환자에게 쓰여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FLAURA2(타그리소-페메트렉시드+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는 후차적으로 쓸 수 있는 치료옵션을 앞으로 끌어 쓴 것 같다. 기전적으로 봤을 때 두 가지 약을 이어져 쓸 수 있는데 당겨 쓴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MARIPOSA 연구(렉라자+리브리반트)에서는 조금 다르게 항암화학요법이 아닌 다른 기전의 약제를 병용한 것이다. 그래서 MARIPOSA는 병용요법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보이는 것 같다.

안병철 교수 : FLAURA2를 먼저 논하자면 기전적으로 항암화학요법 초반에 어떤 내성(resistance) 메커니즘을 막는다거나 아니면 서브클론(subclone)을 없앤다거나 하는 것이 잘 설명이 잘 되지 않아서 제가 보기에는 결국 OS 자체의 우월성이 유의미하게 의미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립암센터 종양내과 안병철 교수

그렇기 때문에 더 오래 살지 않을 경우 항암화학요법에 따른 독성 부담을 더 갖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특히나 잘 알려진 세포독성 항암제를 오래 쓰면 골수의 저장고 역할 감소하고 결국 처음부터 쓰게 되면 이런 단점들이 더 나타나게 된다. 사실 세포독성 항암제를 쓰는 항암화학요법을 처음부터 병용해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병용요법 연구가 많은데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렉라자+리브리반트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OS도 현재까지 공개된 연구에서 통계적 유의성은 아직 없지만 모양 자체가 긍정적 경향으로 갈리는 모습이 나오고 있고 NEJM에 게재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저는 리브리반트를 많이 써본 입장에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피부발진(skin rash) 등 환자들에게 확실히 불편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레이저티닙 자체도 손발저림 증상(paresthesia)이라는 독특한 부작용을 갖고 있다. 이 두 약제를 병용할 경우 많은 사람들이 투여 용량은 물론이고 투여를 중단하는 경향이 단독요법에 비해 훨씬 더 높게 느껴진다. 단독치료의 단순한 합계가 아니라 두 약제의 병용 때문에 투여를 중단하는 것이 많다고 느껴져 사실은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병용요법을 처음부터 가는 것이 맞냐는 생각도 있다. 아직 OS 데이터가 확정이 안 된 상황에서 PFS 만으로는 아직 우려가 있다. 환자를 좀 더 세부적으로 선별할 필요가 있다.

홍민희 교수 : 반론을 이야기하면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 병용하는 첫 4사이클 주기에 발생한다. 12주 동안일 텐데 사실은 페메트렉시드를 써보면 허용 가능한(tolerable) 수준이다. 크게 문제가 잘 없다. 그래서 초반을 잘 넘어가면 그 뒤에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MARIPOSA 연구 데이터를 고려한다면 확실히 단독요법만으로는 데이터가 엄청 좋지 않은 서브그룹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간전이(Liver metastase), CTDNA, TP53 등 PFS가 11개월에서 14개월 이정도 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기존에 저희가 알고 있는 18개월~19개월 PFS는 못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경우에는 대상 환자에게 어떤 식으로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데이터는 MARIPOSA 연구가 더 많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것이다.

▶FLAURA2, MARIPOSA 연구와 같은 근거가 나오면서 표준 치료전략으로서 병용요법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전문가들이 많은데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나. 나아가 고위험군에 대한 치료전략이 필요하게 된다면, NGS의 필요성이 뒤따라오게 되는 데, 이 검사의 필요성 여부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찬성 : 홍민희 교수, 반대 : 안병철 교수)

안병철 교수 : 사실 비용 vs 효용성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사실 단독요법만으로 환자가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이 된다면 선별적으로 병용요법을 환자에게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당 환자가 더 오래 생존하게 되면 그것이 결국 사회적 비용에 이득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게 조금 더 수반돼야겠지만 결국에는 환자 맞춤치료 트렌드 속에서 고가인 비용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좀 더 효용성을 보일 수 있는 환자에게 선별해서 쓰는 것 자체가 물론 NGS 자체 시간도 걸리고 비용이 나오지만 그 비용을 더 관리할 수 있다면 결국에는 그렇게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NGS를 기본적으로 암 센터도 다 하고 있다. 결과도 2주면 그리고 확인 가능하다.

홍민희 교수 : 만약 PCR 검사로 EGFR이 나왔는데 굳이 NGS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저는 예전부터 많이 생각을 해봤다. 분명 EGFR TKI는 어떤 환자들은 단독으로 썼을 때 PFS가 5년~6년도 나오고 어떤 환자는 6개월밖에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과연 이 차이가 무엇인지, 결국에는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는 뭔가 다른 게 더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찾아내려면 아무리 환자가 PCR로 EGFR이 나왔다고 해도 다른 유전자 변이(co-mutation)가 아마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데이터가 없을 때는 NGS에서 co-mutation이 나오면 그다음에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 즉 옵션이 없었는데 이제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같은 옵션이 생기면서 어떻게 보면 예전보다 더 NGS의 필요성이 더 늘어난 것이다. 사실 국내 사정이니까 EGFR를 PCR로 보고 NGS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이야기하지만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냥 처음부터 NGS를 한다. 그런 경우에는 사실은 더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관심은 3세대 EGFR TKI 제제 실패 이후 전략이 될 것 같다. 이 또한 다양한 치료옵션이 등장하고 있는데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찬성 : 홍민희 교수, 반대 : 안병철 교수)

안병철 교수 : EGFR TKI는 워낙 오래 전부터 약재와 데이터도 많고 후속 연구들도 정말 많은 분야 중에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너무 복잡해진 감이 있다. 치료제가 진짜 한두 개밖에 없으면 순서가 명확하게 정해지고 끝났을 텐데 이제 렉라자까지 나오고 추가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까지 허가를 받았다.

임상현장에서는 물론 알겠지만 3세대 EGFR TKI 내성이 왔다고 해서 동일한 하나의 약재로 후속치료에 사용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MARIPOSA2 같은 경우에도 지금은 타그리소에 내성이 왔을 때만 사용을 할 수가 있다. 렉라자 내성 왔을 때는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지금같이 격변하는 시대에 이제 후속치료가 뭐가 좋냐에 대해서는 정말 판단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임상을 따라가면서 정확하게 맞는 임상이 있으면 그게 제일 지금으로서는 근거 베이스로 제일 좋겠지만 이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허가를 받은 상황에서 그 후속치료로 뭐가 제일 좋냐는 것에 대해선 아직 제대로 된 게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법이 나왔을 때 딱 어떻게 해야 된다 보다는 그때 상황에 맞춰서 환자가 제일 가능한 치료 옵션을 임상이 있으면 임상에 등록을 하고, 임상이 등록이 안 될 경우에는 이제 제일 좋은 항함화학요법이나 바로 허가된 비급여 치료를 하고 이런 식으로 결국에는 갈라져 나오게 될 것 같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

홍민희 교수 : 어쨌든 과거에는 그냥 만약에 3세대 EGFR TKI 치료에 실패하면 후속치료로 하는 방법은 항암화학요법 밖에 없었다. 사실 4세대 EGFR TKI도 모두 실패 했다.

그런데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HER3-DXd, patritumab deruxtecan)과 같은 ADC와 그다음에 리브리반트+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 등이 나오면서 통계학적으로는 더 좋은 데이터들을 보여주면서 옵션이 더 늘어났다. 다만, 건강보험이 안 될 것이기 때문에 이제 비용 측면에서는 조금 고려를 해봐야 될 것이다. 실제로 사용할 때는 이제 많은 환자분들과 논의를 해서 사용 해야겠지만 어쨌든 옵션이 늘어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

HER3-DXd는 아직 데이터는 모른다. 아마도 올해 말에는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쨌든 현재 공개된 것으로는 통계학적으로 성공을 했다. 승인은 될 것 같은데, 얼마나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차이가 있을 것이냐가 관건이다. 당연히 건강보험은 안될 것 같다.

안병철 교수 : 치료옵션이 생긴 것은 맞지만 블록버스터나 이것을 꼭 써야 한다는 것은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추가로 현재 4세대 EGFR TKI 제제가 개발 중인데, 역할과 필요성 유무에 대한 찬반의견이 있을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찬성 : 안병철 교수, 반대 : 홍민희 교수)

홍민희 교수 : 첫 번째는 내성이 덜 생겨야 한다. 그런 면에서 EGFR TKI들은 돌연변이 자체의 특성도 약간 있겠지만 ALK에 비해서는 확실히 약의 효능(potency)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무슨 말이냐면 이런 1세대 ALK TKI, 2세대 TKI, 3세대 TKI가 나오면서 정말 PFS가 늘어났다. 이제는 거의 5년이다. 그런데 EGFR TKI는 그렇지 않은 것 같고, 1세대와 3세대 차이가 두 배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럼 4세대를 만들면 정말로 3세대의 내성 메커니즘 몇 가지를 잡는 거 갖고는 안 될 것 같다. 처음부터 썼을 때 PFS가 20개월이 아닌 40개월에서 50개월이 넘게 나와 그 정도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런 약을 만들어야 되는데 사실은 그런 약이 만들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3세대 EGFR TKI 이후 지금까지 성공한 약이 아무것도 없다. 내성 기전을 극복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1차 치료에서 썼을 때 HR을 0.5 이렇게 나올 만한 약이 나오면 너무 좋을 것이다.

안병철 교수 : 그래도 희망적이라면 결국에는 ALK도 5년까지 연장했다. 비가역적으로 암세포에 붙어서 영구적으로 잘 억제시키고 추가적으로 내성 기전까지도 방해하는 구조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에는 4세대 TKI 등 새로운 약 개발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올 수만 있다면 TKI 제재가 어쨌든 뭐 IV 제재보다는 편하고 부작용도 덜할 걸로 대부분은 생각이 되니까 좀 더 기대해 봐야 할 것 같다.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ADC의 역할도 핵심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평가하자면? (찬성 : 안병철 교수, 반대 : 홍민희 교수)

안병철 교수 : 솔직히 개인적으로 ADC도 그렇게 밝지 않다고 생각한다. ADC 자체가 암에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을 타깃으로 항암제를 잘 전달하는 기능이지 암 세포를 억제하는 TKI와 같은 기전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한계는 있지만 엔허투가 어쨌든 성공을 했다. ADC의 역할 자체는 TKI나 좋은 병용요법을 가져갈 수 있게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그런 약재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어쩌면 미래에는 TKI와 ADC의 병용요법도 하나의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민희 교수 : EGFR 분야에서 ADC 역할을 생각한다면 현재까지 승인 된 것이 없다. 그나마 회사들이 발표한 TROP2 타깃 ADC 연구를 보면 어떤 서브 그룹이 좋았다라는 이야기는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 데이터를 갖고 과연 FDA 승인을 받을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어쨌든 1차 종료점을 만족하지 못했다. 정말 학회에서 이야기했던 체리피킹(cherry picking), 정말 자기가 원하는 것만 골라서 데이터를 내는 이런 상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승인된 약도 없고, 역할이 없다고 굳이 말한다면 평가할 수 있다. 데이터도 사실은 체리피킹한 데이터라고 얘기할 수 있고, 하지만 이제 연말쯤이나 내년 초에 발표될 것이기 때문에 기다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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