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이 위기에 몰린 가운데 30일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마련한 정책 포럼은 정부가 건강보험의 지속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해답을 모색한 자리였다.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하면 지출보다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의료기관을 쥐어짜는 것 만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건보재정의 치명적 약점인 보험재정을 안정적으로 확충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1년 2월 기준 건강보험 재정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8031억원으로, 1개월치 요양급여 지출 예상액(2조 7967억원)에 크게 못미친다. 이는 낮은 보험료율과 국고지원 불이행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 건강보험료율은 5.64%로 일본(8%)과 유럽(12~15%)보가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간 보험료 인상을 정치적으로 판단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말만 하면서 행동은 하지 않았다. 국고지원도 원활치 않다.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해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약 20%를 지원받고 있는데 2002~2009년까지 약 3조6000억원 가량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에 사회 일각에서 제2의 건강보험 재정 파탄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건강보험료 인상과 보장성강화 일변도 정책의 변화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보장성강화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수입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무엇보다 중증 환자에 대한 보장성은 강화하되 감기 등 경증에 대한 보장성은 낮추는 쪽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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