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와 간호사협회, 간호조무사협회가 경쟁적으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국민경선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면서 각 협회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선이 대선 후보를 직접 선출하는 정치 참여 수단인 만큼 이들 협회는 이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의협은 4일 민주통합단 국민경선에 참여한 의사 및 가족 신청자 집계를 마감한다.
의협 관계자는 3일 "현재 시도의사회를 통해 민주통합당 경선 신청자 명단이 올라오고 있어 아직 정확한 집계는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대략 1만명은 넘어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의사들은 왜 민주통합당 경선에 참여하느냐고 비판하지만 새누리당의 경우 5년 전부터 대선 판세가 짜여져 있었기 때문에 경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의사 개개인은 잘났지만 뭉치지 못한다는 게 정치인들의 평가"라면서 "이번 민주통합당 경선 참여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회원들 역시 학습효과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민주통합당 오픈 프라이머리 참여가 야당 지지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의사들이 단결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자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간호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는 민주통합당 국민경선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간협에 따르면 3일 현재 3만 7066명(온라인 집계)의 간호사 선거인단을 확보해 세를 과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경선 선거인단이 총 100만명이라는 점에서 간호사 비율이 약 4%에 달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여기에 오프라인에서 접수한 선거인단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당초 목표치 5만명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간호협회는 이번 경선을 계기로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이 발의한 간호조무사의 면허등록제 시행 의료법 개정안을 적극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간협은 양 의원의 의료법 개정안 발의 철회를 목표로 100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경선 선거인단 등록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자 이에 자극 받은 간호조무사협회도 경선 참여 머리수 확보를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당초 20만명을 목표로 선거인단 등록을 독려한 협회의 성적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최소 1만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선거인단에 등록된 인원 수를 밝히면 간호협회와 대립 경쟁 구도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면서 "다만 몇 만명 수준은 된다"고 말했다.
"머리수가 곧 영향력" 선거인단 확보 사활 거는 이유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 등록에서 간협과 간호조무사협회는 묘한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다.
양승조 의원이 민주통합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법안의 국회 논의 이전에 확실한 '머리수 파워'를 보여 법안의 향방을 좌지우지하겠다는 포석이다.
양승조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제80조 개정안은 간호조무사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간호조무사 시도지사 자격을 보건복지부 장관 면허로 변경 및 신고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간협은 "양승조 의원의 법안은 의료인이 아닌 간호조무사를 마치 간호사인 것처럼 포장해 간호사 등 병원 노동자에게 저임금을 강요하려는 의도"라며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간협은 각 정당별 대통령후보 경선 뿐 아니라 대통령 선거, 그리고 총선에 30만 간호사와 7만 간호대학생의 정치참여를 공식선언하고 개정안 저지를 위해 대국민투쟁까지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간협의 공세에 간호조무사협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간호조무사협회 강순심 회장은 지난달 말 회원을 상대로 민주통합당 선거인단의 등록과 함께 면허신고제 의료법 개정안 통과 촉구 서명운동에 동참할 것을 눈물로 호소하고 나섰다.
강 회장은 "우리의 선거인단은 고작 1만명도 안 된다"면서 "우리는 국회의원도 없고 돈도 없지만 53만 회원의 힘으로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고 촉구했다.
의협은 "정치적 역량이 입증되기 시작하면 다양한 입법과 개폐에 우리의 의견이 반영되기 시작한다"면서 "선거제도에 적극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정치행위가 될 수 있다"고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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