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니라 외과, 내과, 소아과, 흉부외과 등 주요 과의 전문의가 응급실 전담으로 근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응급실 당직 전문의 배치 관련 문제점과 대안모색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았다.
그는 발표를 통해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업무에 문제가 있다는 현실을 비롯해 개정된 응급의료법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한 교수는 "전국 국립대병원 응급실에서 소아청소년 진료를 응급의학과에서 하지 않고 인턴이 본 후 소아과 전공의를 호출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환기시켰다.
한 교수는 "응급실 내원 환자 중 평균 70%가 소아청소년인데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아무리 늘려봤자 응급실에 오는 소아청소년에 대한 진료의 질적 변화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아청소년과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응급실에서는 여전히 인턴이 초진을 하고 내과, 정형외과, 소아과, 신경외과 등 각과 전공의를 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응급의학과는 말 그대로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진료과다. 하지만 각 진료과의 응급환자를 총괄하는 역할이 대부분 응급실의 응급의학과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왜 개정된 응급의료법에는 응급실에 상주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진료의무가 빠져있냐고 반문했다.
한 교수는 해결책으로 응급질환을 많이 담당하는 몇몇과 전문의를 '24시간 응급실에만' 근무하도록 인력을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방영되고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도 외과전문의가 응급실에 근무하는 형태다. 외과계열 전문의는 현재 취직자리도 없는 실정이라 전공의를 뽑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각 진료과 전문의를 응급실에 전담 배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응급환자와 연관이 많은 진료과는 응급환자 처치에 대한 교육과정을 이수해 외과계 응급의학전문의, 내과계 응급의학 인정의 자격을 주면 더 양질의 진료가 이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이밖에도 중환자실 진료비 현실화, 의과대학 교육정책과 밀착된 응급의료정책, 의과대 인사고과 개선 등을 주문했다.
그는 '백성을 강력한 법으로 규제하면 모두 그 법망만을 피하려고 하여 수치심을 모르게 된다'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그는 "병원이 대형화 될수록 전문의 진료분야가 협소하게 한정돼 응급실 당직전문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면서 "해당 임상진료과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교수와 상의해 더 수준높은 판단을 내리는 의사가 전공의 2~3년차"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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