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가 범국민적인 한약 거부 운동을 제안하고 나섰다.

한약에서 중금속, 발암물질, 농약들이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한편 전문약을 섞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어 국민 건강을 위해 아예 한약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17일 한특위는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무기한 범국민적인 한약 거부 운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특위는 "항경련제인 카바마제핀이 들어간 한약을 판매한 350여명의 한의사들을 조사 중이라는 보도에 놀라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중금속, 발암물질, 농약, 전문의약품 검출, 심지어 마약 성분까지 들어간 한약이 적발된 사례가 한 두 번이냐"고 지적했다.

이번에 적발된 카바마제핀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으로, '간질, 신경통, 조울증＇등에 사용되고 간독성 외에 치명적인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의사들도 주의를 기울여 사용하는 약이다.

한특위는 "이번 일에 연루된 한의사들은 자신들도 피해자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간 한약에 전문약을 넣거나 스테로이드가 들어간 한방크림을 판매하다가 적발된 경우가 많아 믿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특위는 이어 "이는 그동안 '한의사가 지은 한약은 안전하다'고 강변해온 한방측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사례"라면서 "만일 아스피린에서 몰래 넣은 다른 약 성분이나 중금속, 발암물질이 나온다면 어떻게 되겠냐"고 강조했다.

이에 한특위는 범국민적 한약 거부 운동 제안에 이어 보건당국에도 한약의 전수조사, 보건당국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조정훈 위원은 "항간질약은 혈중 농동에서 쉽게 검출이 되지만 다른 약물은 쉽게 검출이 어려운 것도 있어 얼마나 많은 전문약이 쓰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데 국민들이 왜 한약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의사협회는 이런 논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약 조제를 위탁한 업체에서 한의사 몰래 전문약을 섞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의협은 "우선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선 한의사들로부터 한약의 조제를 위탁받은 특정 원외탕전실에서 의뢰한 한의사들도 모르게 양약 성분을 넣어 것이 밝혀진다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원외탕전실을 책임지고 있는 해당 한의사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고발 조치하고 협회 차원에서도 윤리위원회에 제소해 면허정지 등의 중징계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