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의 천사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간호인력 개편안을 결단코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전국간호사모임은 17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간호인력 개편안 반대 집회를 개최하고 오늘부터 1인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에는 간호대학 학장과 간호본부장, 일선 간호사들부터 간호대 학생까지 간호인력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는 간호사들이 모여들었다.
간호대학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나선 연세 간호대 김선아 학장은 "간호교육 질 향상을 위해 간호대 4년제 일원화를 추진하던 정부가 이제 와서 2년제 간호대학을 만드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정책"이라며 "의료전문직 교육의 기본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병원 간호부를 대표해 발언한 송경자 서울대병원 간호본부장도 같은 의견을 내며 정부를 규탄했다.
송 본부장은 "간호업무를 조각내고 분열시키는 정책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많은 간호사들이 입사 후 몇 년 만에 떠나고 있는 현실에서 개편안이 시행되면 간호현장을 떠나는 간호사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간호정우회 성영희 회장은 정부가 매번 공약을 뒤짚는 구태의연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성 회장은 "매년 대선 때마다 간호질 향상을 위한 4년제 일원화를 외치더니 다시 손바닥 뒤짚듯 정책이 뒤바뀌었다"며 "간호인력 수급난을 조무사 업무와 연계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간호대 학생들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었다.
서울 간호대 박소미 학생회장은 "간호인력 개편안에 대해 학생들은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4년제 일원화 정책이 추진된지 몇 년 만에 이렇게 정책을 뒤짚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일선 간호현장의 간호사들과 앞으로 간호현장에 나가게 될 간호대 학생들 대부분이 반대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해 의문이 든다"면서 "이로 인해 간호대 학생들은 물론 환자들도 큰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수간은 이러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서명운동을 확대하는 한편, 개편안 철회까지 매일 1인 시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이날 오전부터 김소선 세브란스병원 간호부원장이 1인 시위에 들어갔고 18일에는 박현애 서울 간호대 학장이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건수간 박현애 대표는 "간호교육체계와 의료인 면허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간호인력 개편안 철회를 위해 간호계 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 반대운동을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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