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삼성의료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천억원의 자금 지원 계획을 내놓자 경쟁 병원들이 초미의 관심을 보이며 긴장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과연 이 자금이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삼성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23일 삼성의료원에 따르면 최근 삼성그룹은 산하 병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순차적인 자금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먼저 자금이 투입되는 곳은 삼성창원병원으로 삼성전자로부터 총 1609억원이 지원된다. 성균관대 부속병원에 걸맞는 위상을 갖추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삼성창원병원은 30년이 넘은 본관 건물을 대부분 철거하고 현재 주차장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의 신축 건물을 건립하는 대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음 타자는 강북삼성병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형병원으로 자리를 잡은 삼성서울병원에 비해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은 이미 지난해 삼성그룹에 일부 노후 시설 정비자금과 함께 특성화센터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시설과 장비, 인력 등에 대한 지원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2천억원 규모, 삼성그룹은 최근 이를 집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삼성전기, 엔지니어링 등 계열사와 시기와 방법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지원안은 총 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시기와 방법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삼성그룹은 일원역사 부근에 삼성융합의과학연구원 설립과 병원 서측부지 개발 등에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내외부 사정에 의해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삼성의료원 관계자는 "당초 삼성서울병원을 먼저 지원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상황이 변경된 것 같다"며 "강북삼성병원에 먼저 그룹 지원이 이뤄질것 같다"고 전했다.
이렇듯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 지원계획이 알려지면서 인근 경쟁병원들은 초긴장 상태다.
A대병원 보직자는 "어떤 방식의 투자가 될지는 몰라도 자금 규모가 왠만한 병원 신축 자금 아니냐"면서 "다양한 라인을 통해 어떻게 투자되는지 파악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삼성암센터 설립 당시에도 상당한 임팩트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더욱이 지금은 대다수 병원들이 유동성에 한계를 느끼고 있어 맞불을 놓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털어놨다.
B대병원 보직자는 "그나마 시설 정비 정도라면 괜찮겠지만 병상 확충이나 다른 시설이 들어서면 타격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며 "하필이면 우리 병원 시설 신축 기간과 겹치는 것 같아 큰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상실감도 호소하고 있다. 대기업 후광을 맞서는 것이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다.
C대병원 보직자는 "건물 하나 신축하는데 수차례나 계획을 바꾸고 기금을 모금해서 수년씩 걸리는 것이 대다수 병원의 현실인데 수천억 자금이 턱턱 떨어져 건물을 올리는 것을 보면 기운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서 우리 병원 교수들이 더 똘똘 뭉쳐 단합이 잘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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