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를 무시한 총파업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결단이 났으면 '단합'이 먼저라는 주장과 '절차'를 무시하면 단합은될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는 29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경상북도의사회 제 63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전체 회원 투표 전 충분히 의견 나누는 중간자 필요"
경북의사회 김광만 의장은 "시도의사회장 중 원격진료, 의료영리화 문제 찬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투쟁을 반대하는 사람도 없다. 다만, 현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와 방법상에 문제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협은 현재 재파업 관련 긴급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조직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정해진 룰에 따라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시시비비를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만 의장(왼쪽)과 정능수 회장
정능수 회장은 의협 비상대책위원 중 한명으로써 작년 11월 19일부터 올해 2월 17일까지 진행된 14차 회의에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당시 경험을 살려 회원들에게 의협 집행부와 불협화음이 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차 의정협의 결과를 언론과 의사 회원들에게 공개하기까지 민주적 절차에 따라서 발표했다. 협의 결과도 2차 의정협의 결과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단지, 노환규 회장은 자신과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대위원장을 사퇴하고 다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파업 찬반투표를 의협 집행부 주도로 이끌었다. 회원들이 충분한 내용을 인지 못하고 투표를 해서 파업 찬성이 많이 나왔다. 회원들은 의협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찬성을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절차의 문제와 준비부족으로 파업 강행에 이견이 생겼지만 의협 집행부는 강행했다"면서 "누구를 위한 파업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파업을)가나"라고 반문했다.
전체회원 투표는 감성적 투표이기 때문에 이를 걸러줄 수 있는 대의원의 역할의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동시의사회 김석곤 대의원은 "그나마 의료계 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애정을 갖는 대의원들조차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인지 모르는 게 많다. 절차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니까 감성적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정관 등을 봐도 의협 회장이 비대위원장이 맡는 것 자체가 안된다. 내가 회무도 하고, 투쟁도 하는 것은 안된다. 그러면 대의원이 왜 있는가"라고 말했다.
김 대의원은 "적어도 회원을 상대로 투표를 하기 전에는 거름장치를 두고 회원들간 이야기가 되고 토론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직언했다.
"지금은 전시상황…절차보다는 단결이 먼저다"
하지만 일부 대의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전쟁 상황에서 '절차' 보다는 '단합'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시의사회 도황 회장은 "가장 이상적인 민주주의는 전체가 참여해서 뜻을 전하는 것"이라면서 "전체 회원들을 상대로 투표를 해서 결정된 사항인데 투표율과 파업률이 차이가 나는 상황이 나왔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전시상황이다. 절차를 따지는 것은 말이 안된다. 파업을 하자고 결의했으면 다 문을 열든지, 문을 닫든지 시도의사회장들의 결단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도의사회장들이 투표율과 파업률 격차가 커진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의료계 상황을 전쟁상황에 계속 비유했다.
도황 회장은 "고지를 향해 진격했는데 중대장은 앞으로 갈 사람은 가고 뒤로 빠질 사람은 빠지라고 하는 전쟁이 어딨나"라면서 "앞으로 투쟁할 때는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시의사회의 한 대의원도 "전쟁을 하려면 전열을 가다듬어야 하는데 의협 회장 혼자서 싸우는 모양새"라면서 "시도회장단들은 도와주지 않고 내분이 생긴 상태에서 전면전은 상당히 어렵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대의원도 "좋든 나쁘든 단결해야 하는데, 노환규 회장과 시도회장단의 커뮤니케이션 미스 등으로 그렇게 되지 못했다. 결정적 실수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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