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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도 안하고, 무관심한 정부…공무원 DNA 바꿔라"

박양명
발행날짜: 2014-05-24 06:12:06

의료계와 학계, 공공의료정책 강력 비판…복지부 "논의 필요"

공공의료에 투자도 안하고, 디테일도 부족하고… 총체적 난국이다.

공공의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정부를 비롯한 다수가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정책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는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보건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략'을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공공의료에 대처하는 정부를 놓고 학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포문은 서울시 북부병원 권용진 원장이 열었다.

권 원장은 "공공의료에 대해 정부가 투자를 너무 안했고, 민간에만 맡겨놓고 있다. 민간이 낸 돈에다가 정부가 살짝 얹어서 접근하는 식인데, 적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체적인 의료의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매우 높여야 한다. 명확하게 예산을 지원해주고 병원들이 정책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윤석준 연구소장은 공무원의 DNA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소장은 "작년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이 전면 개정됏는데 실제 일을 집행하는 공무원 다수의 DNA가 아직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법률 문구를 보면 '지역 계층 분야에 상관없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잘못됐다. 공공의료는 지역, 계층과 상관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계층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지 정부가 고민해야 하는데 굉장히 추상적인 상태로 법률 조항이 남아서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정책적 수단을 발휘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건세 교수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이건세 교수는 한층 더 수위를 높였다.

이 교수는 "법은 바뀌었지만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료관련 과 공무원 중에 디테일을 하는 사람이 없다.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 디테일이 있지 않고는 제도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정부의 완화의료사업, 류마티스관절센터 지정 사업 등을 예로 들었다.

이 교수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호스피스, 완화의료 사업을 주도하는 국립암센터에 호스피스 병동이 없다. 호스피스 병동을 평가하고 지정하는데 정작 사업 주체가 병동은 만들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한 곳당 500억원씩 들여 류마티스관절센터 10곳을 지정했다. 만들어 놓고는 사업이 잘되고 있는지 관리를 안한다. 디테일이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투자는 굉장히 잘하는데, 왜 만들었고 사회적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서는 1억원도 안쓴다. 지방의료원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학계의 쓴소리를 들은 복지부 박재만 공공의료과장은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박 과장은 "공공보건의료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다. 두달 정도 됐는데, 공공성 개념이 무엇인가부터 의문이다. 계획 내용이 어떻게 담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방식과 투자 영역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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