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혈액형 불일치한 사람끼리 교환이식술을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서로 다른 혈액형끼리 교환이식술을 실시, 성공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에 삼성서울병원에서 실시한 교환이식은 세 쌍의 가족이 연달아 신장을 주고받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교환이식이란, 가족이 환자에게 신장을 기증하려 해도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면역 거부반응 등 이식 실패의 우려가 클 때 성공 가능성이 높은 다른 환자와 가족을 찾아 신장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지만 활성화되지 못했다.
장기를 교환하는 행위 자체가 워낙 예민한 문제여서, 신장을 주고받는 모든 당사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ABO 혈액형 불일치 이식수술 역시 널리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교환이식에서는 한 차례도 없었던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이 이번에 ABO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을 교환이식 수술에 도입함으로써 최소한 의학적 부담감은 일선 현장에서 털어낼 수 있게 됐다.
혈액형 불일치가 더 이상 의학적 한계요소로 작용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평균 1732일이 걸리는 뇌사자 기증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식 대기자 1만 4729명에게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이번에 교환이식을 받은 가족 세쌍도 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들은 뇌사자의 기증 대신 교환이식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대안이었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교환이식에 참여하는 가족 모두를 만족할 만한 조합을 찾아 짝지어 주는 것도 어려웠다.
최적의 조합으로 꼽힌 이들 세 가족 중 강상덕씨 가족은 불가피하게 혈액형까지 맞추기는 어려웠다. 또 다시 절망에 빠졌지만 강씨와 세가족은 다시 한번 용기를 내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술을 선택했다.
전례가 없던 일이지만 결국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수술 한달 후 이들은 모두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에 대해 김성주 장기이식센터장은 "한국은 장기이식 대기 환자에 비해 기증자가 현저히 적고, 가족 간에도 교차반응 양성으로 나타나는 등 이식조건을 맞추기가 어렵다"라면서 "단일병원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포함한 적극적인 교환이식이 활성화되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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