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의료계 총파업으로 인해 부과받은 공정거래의원회의 과징금 5억원을 비상대책위원회의 투쟁 기금에서 차용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의협과 비대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의협은 상임위 의결사안을 집행부가 마음대로 번복할 수 없기 때문에 과징금을 그대로 납부한다는 계획인 반면, 비대위는 투쟁 기금을 뺏어가는 행위가 실제로 벌어질 때에는 집단 사퇴와 같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맞서고 있다.
19일 의협에 따르면 의협은 공정위 과징금 논란에 대해 결제 등 행정 절차를 거쳐 과징금을 그대로 납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비대위는 "시기상 중요한 투쟁을 앞두고 과징금을 낸다는 것은 휴진 투쟁을 범법 행위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면서 "과거 비대위의 회계를 물려받은 바 없는 현재의 비대위가 이전에 부과된 과징금을 내는 것에 대한 절차상 적법치 않다"고 납부 유보를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비대위는 "절차상 하자가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납부를 긴급 상임이사회를 개최해 유보해 달라"면서 "과징금이 납부돼 회원들의 투쟁 의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결과가 나온다면 비대위원 전원이 특단의 대책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의협 측 관계자는 "이미 과징금과 관련된 소송이 진행 중에 있고 소송에서 이기면 이자를 쳐서 다시 돌려 받게 된다"면서 "5억원이란 돈은 알려진 것과 다르게 공탁금의 의미이기 때문에 결코 굴욕이나 굴복의 의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공탁금을 걸고 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또 하나의 투쟁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면서 "5억원을 내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연간 8.5%의 가산금이 회원들의 피해로 돌아갈 게 뻔하기 때문에 의협에서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대위가 납부를 유보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의결이 된 사안을 집행부가 마음대로 번복할 수는 없다"면서 "당장 납부 기한인 19일까지 납부는 어렵지만 결제 프로세스를 거쳐 조만간 납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 역시 과징금 납부는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점을 알렸다.
그는 "투쟁 기금이라는 것이 명목 상의 돈일 뿐이지 아직 실제로 걷어들여서 확보하고 있는 돈이 있는 돈이 아니다"면서 "과징금 납부 거부에 따른 연 4천여 만원에 달하는 가산금을 내는 것보다는 납부 후 소송과 같은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정책연구소에서 여유 예산이 적립이 돼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이를 차용하고 추후 투쟁 기금에서 보전하기로 한 것이다"면서 "아직 실제하지 않는 명목 상의 투쟁 기금을 차용한 것을 두고 마치 현 시점에서 비대위가 예산 집행의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대위는 계획대로 투쟁하면서 예산을 집행해 나가면 되고 집행부도 비대위의 행보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비대위가 상임위 의결 사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행위는 마치 비대위가 집행부가 되려는 행위와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비대위는 상임위 의결의 절차적 정당성을 대의원회가 확인해 달라고 나서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의원회에서 특별 기금을 만들어 비대위가 사용하도록 했는데 이를 집행부가 마음대로 빼 가는 것은 절차상 맞지 않다"면서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과연 상임위가 기금을 사용할 수 있는지 유권해석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른 비대위 관계자는 "원격의료 제도 추진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회원들이 휴진 투쟁에 들어갔다"면서 "의협이 과징금을 내겠다는 것은 회원들의 행동을 범법 행위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라리 가산금을 물더라도 과징금 납부를 거부하고 소송을 진행하는게 투쟁 동력 확보에 더욱 도움이 된다"면서 "만일 의협이 과징금을 투쟁 기금으로 낸다고 하면 손발이 묶여버린 비대위로서는 집단 사퇴하는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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