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3월 10일 집단휴진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에 내린 시정명령과 과징금 조치를 규탄하는 세계 각국의 서한이 의사협회에 도착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건강을 위해 집단휴진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5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처분을 내린 것은 의사들의 자유로운 집단행동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방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16일 의협에 따르면 대만,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과징금 조치에 반발하고 의협의 집단 행동을 지지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지지서한 송달은 지난 달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의사회연맹(CMAAO) 총회가 기폭제가 됐다.

총회에 참석했던 강청희 부회장과 신동천 국제협력실행위원장은 "한국의 원격의료 추진의 문제점과 경과를 발표하는 기회를 얻게됐다"면서 "각국 대표단에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격 의료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둘러싼 갈등과 대정부 투쟁 경과,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를 위한 노력 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은 "투쟁 과정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불가피하게 집단휴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말했다"면서 "이후 공정위로부터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받았다고 알리자 참석한 회원국들이 의사의 정당한 의사 표현을 제한하는 부당한 조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의 상황이 알려지자 총회의 Chong Yei Woei (싱가포르) 부이사장 역시 원격의료라는 중요한 사안이 의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검증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 표명과 함께 한국 의사들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정립되길 바란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청희 부회장은 "이후 지난 8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개최된 세계의사회 총회에서 참석했다"면서 "세계의사회 총회에서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원격의료 반대성명 초안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다시 한번 한국의 원격의료 이슈도 부각됐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총회에서는 독일의사회의 제안으로 휴대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한 모바일 헬스가 환자 안전, 데이터 보호, 보안 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개발되는 면이 있고 대면 진료를 대체하도록 기능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으로 성명서 초안 마련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그는 "CMAAO 총회에서 만났던 각국의 대표들을 세계의사회 총회에서도 다시 만났다"면서 "과징금 문제가 다시 거론되자 해당 국가들이 뜻을 모아 의협에 지지서한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격의료에 찬성하는 필리핀의사협회조차도 지지서한을 보내주기로 약속했다"면서 "필리핀의 원격의료란 대면진료의 보조수단으로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원격의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형태라는 설명을 듣고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도착한 지지서한의 내용은 "국민건강을 위해 집단휴진한 것을 두고 5억 과징금을 내린 것은 의사들의 정당한 의사표현을 제한하는 부당한 조치"로 요약된다.

강 부회장은 "일본의사협회도 지지서한을 보내주기로 하는 등 CMAAO 소속 18개 국가도 과징금의 부당성을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세계의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국가들은 우편을 통해 지지서한을 받아 의사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억압하는 정부 행태를 공론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