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 살리는 에크모(ECMO) 시술을 경제적 논리로 삭감하는게 말이 되나."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선경·이하 흉부외과학회)가 산하에 에크모 연구회가 발족, 최근 줄줄이 삭감되고 있는 에크모 시술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에 팔을 걷어부쳤다.
흉부외과학회는 오는 10일 오후 전남대병원 대강당에서 에크모 연구회(초대 회장 성기익·삼성서울병원)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최근 에크모 시술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생명을 구한 치료법으로 알려짐과 동시에 삭감 사례가 급증하면서 흉부외과학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시술.
성기익 에크모 연구회 회장(삼성서울병원)
에크모 연구회는 최우선 과제로 에크모 시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을 꼽고 있다.
학회 차원에서 시술에 대해 거듭 설명해도 이를 수용하질 않아, 결국 학술적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해 설득하는 편이 빠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구회 총무를 맡은 고대안암병원 정재승 교수(흉부외과)는 "연구회 창립 이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정부를 설득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장 문제는 에크모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를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 삭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연구회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의료계 내부 자정활동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교수는 "가이드라인은 잘못된 삭감도 문제제기할 수 있지만 반대로 과잉된 부분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자정 활동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특히 중소병원은 이렇다 할 시스템이 없어 각 의료진에게 프로토콜을 제시함으로써 적정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회 차원에서 2개월에 한번씩 집담회를 열고 매년 심포지엄 및 워크샵을 계획 중이다.
또한 에크모 연구회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조직화하는 추세에 발맞춰 한국 에크모 모임을 만들 예정이다.
앞서 1987년도 세계 에크모 모임이 결성된 이후 지난 2011년에는 유럽 에크모 모임이 생겼으며 2013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첫 모임을 가진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한국 에크모 모임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
정 교수는 "얼마 전 호흡기내과 의료진 중심의 에크모 모임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흉부외과 주도의 에크모 연구회까지 만들어졌으니 이르면 내년쯤 한국에크모학회가 발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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