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소의 연이은 비의료인 원장 임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공공보건의료기관 근무의사 육성책뿐 아니라 보건소-의사 매칭 프로그램을 들고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지역보건법만을 근거로 의사를 뽑아달라고 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의료 행위의 전문성과 행정 전반을 총괄할 역량을 강화해 '채용하고 싶은 의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근 의협은 '공공보건의료기관 근무의사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교육 커리큘럼 도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협이 육성책 도입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전국적으로 비의사 출신의 인력이 보건소장에 임명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1년 242개소에 달하는 보건소는 2013년 253개소로 늘어났지만 의사소장은 117명에서 101명으로 되레 줄어들었다.
현재 10개소의 보건소 중 2개소만(20%)이 의사면허소지 보건소장이 임용돼 있는 인천시의 경우처럼, 일부 지역은 전국 광역시의 의사보건소장 임용 현황(86%)에서 현격히 떨어지는 임용률을 보이고 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의사 임용의 감소는 공공보건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들에 대한 의사단체나 조직의 지원이 없다는 점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보건소의 보건사업 전반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교육 기회마저 부족한 게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공공보건의료기관장으로 근무하는 의사들에 대한 협회 차원의 지원이 미흡했던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공공 기관 근무 의사들에 대해 관리자로서의 위상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보건소가 의사를 뽑지 않는 이유는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의사로서의 전문성만 부각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 보건소의 사업 추진이나 근무 인력 전반을 총괄하기에 '진료 10년'과 같은 이력은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추 회장의 판단이다.
추무진 회장은 "프로그램으로는 보건의료 시스템의 이해를 돕기위한 국가보건의료시스템의 구조와 보건의료 관리자의 기능·역할 등을 기획하고 있다"며 "덧붙여 보건의료 조직 인력의 구조와 특성, 보건사업 기획·관리도 교육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의료서비스의 관리 기법 등 경영 분야뿐 아니라 재정 관리와 보건의료 관련 법규도 교육해 수료자를 대상으로 인증서를 발급하겠다"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해당 분야 전문가나 단체를 초빙해 개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프로그램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공공보건의료분야 기관장 모임'이나 공공의학회, '지역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모임'과 공동으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추 회장은 "내년 상반기에 예산을 배정해 의협과 각 지역 의사회의 희망 의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에 들어가겠다"며 "수료한 의사들이 공공보건의료기관장에 지원할 경우 추천서 발급으로 전문성을 보증하고, 채용 정보를 공유하는 보건소-의사 매칭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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