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후보자들이 저마다의 공약과 정책으로 표심 잡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약은 쉽게 꾸밀 수 있지만 일화를 바탕으로 한 인상과 인물평은 쉽게 꾸밀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인들에게 들어보는 후보자의 일화와 추천사(기호 순 발행)를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주
"촌놈 친구 추무진, 계산할 줄 모르는 강직한 품성" - 정태기 김해서울이비인후과 대표원장
우리는 촌놈이었다. 촌놈은 촌놈끼리 말이 통한다. 처음 서울 생활을 시작하던 예과 1학년, 촌놈 다섯 명이 모여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 부산, 대전, 수원 등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네 명과 키도 훤칠하고 준수한 외모를 가진 서울 출신의 추무진. 그러나 그에게도 시골에 계셨던 부모님 덕분에 촌놈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신군부가 정권을 잡기 위해 휴교령을 선포하는 바람에 무늬만 스터디 그룹인 촌놈 다섯은 전국을 떠다니는 여행자 그룹으로 바뀌었다. 일인당 5000원만 들고 목포행 완행열차와 여객선 3등선실을 이용해 제주도를 다녀왔던 기억이 추무진 회장과의 가장 오래 남아있는 기억이다.
우리는 함께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이비인후과 전공의 과정과 전임의 과정을 밟았고 대학에 교수로 봉직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개업을 하면서 개원가가 안고있는 문제를 함께 안고 여기까지 왔다.
내 친구 추무진 후보가 처음 의협에 이사진으로 합류하겠다기에 병원을 운영해야하는 개업의로서 팽개쳐질 그의 병원에 대해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부드러움과 그 부드러움이 감추고 있는 강단이, 색깔이 너무 분명한 전임 회장단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 결정을 도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촌놈이 가지고 있는 부드러움과 여유, 그리고 그 내면의 강인함은 삭발 투쟁으로 나타났다.
2014년 6월, 대한의사협회 사상 초유의 회장 탄핵 이후, 11만 의사회원을 대표하는 의사협회는 선장이 없는 난파선이 됐다. 누군가 후임회장이 되어 의사협회를 이끌어야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추무진 후보는 "내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내가 이 상황을 해결하겠다"며 후임 의사협회장에 나섰다.
몸을 던진 추무진 회장의 추진력과 그의 탁월한 친화력 덕분에, 갈기갈기 찢어진 우리 의협은 다시 하나가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추무진 현 회장이 구원투수만으로 생각하고 나왔다고 봤지만 나는 30년지기 촌놈 추무진이 유지해 온 온화함과 강단의 조화를 믿었다.
그는 10개월 남은 기간 동안 의사협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 나갔고, 국회, 복지부, 병협, 대의원회와의 관계 회복 및 동반자로서의 인정과 의협의 종주단체로서의 위상정립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소신껏 일했다.
지난해 12월 말 즈음,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면서 추무진 회장은 매일 갈등했다. 여러 차례의 파업과 온라인 투표, 회장 탄핵 등으로 극도로 피로가 누적된 회원들을 위해 회장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에 대해. 그는 결국 단식을 택했다.
SNS에 올라오는 그의 모습을 보고 멀리 있는 친구의 입장에서는 오로지 그의 건강이 해치지 않기를 빌 뿐이었다. 단식 4일째 그를 방문했다. 수척해진 모습에서 그의 진심을 봤다. 초췌해졌지만 눈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 의료계에 대한 희망을 느꼈다. 아, 이런 사람이구나. 예과 때 처음 보았던 그 촌놈이 11만 회원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가고 있었다. 그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또 한명의 '사람의 아들'이 돼있었다.
혹자는 "개혁이란 개혁을 당하는 사람은 나중에 개혁이 다 이뤄진 후 이것이 개혁이었구나" 라고 할 때가 가장 훌륭한 개혁이라고 한다.
우리 의협도 투쟁과 타협을 전략적으로 혼용해서 소리 없는 조용한 개혁을 이루어 나갈 때 미래가 있지 않을까? 이 순간 투쟁과 타협을 동시에 수행할 적임자는 바로 내 촌놈 친구 추무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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