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경쟁사 애플의 '애플워치'에 맞서기 위해 계열사 핵심 인재들을 착출해 신 개념의 헬스케어 모델 개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사용자의 활동량과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해 맞춤형 건강 관리법을 제안하는 기능을 담은 애플워치를 출시하자 삼성그룹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는 것.
삼성그룹은 최근 미래전략실 주관으로 국가별 헬스 인덱스 개발 테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하고 계열사별 담당 임직원을 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TFT는 미래전략실이 주관이 되며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의료원 등 그룹 핵심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우선 국내외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가별 헬스 인덱스를 만드는데 주력하게 된다.
한국에만 50만명에 달하는 그룹 임직원들의 건강 데이터를 세밀히 분석하면 인종은 물론 각 국가별 인구의 특성에 맞는 헬스케어 기기 개발의 기반 기술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TF에 참여하는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삼성그룹의 헬스 데이터는 그 수준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도 한국인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나이와 질병 정보만 가지고는 진정한 빅데이터 분석이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 하지만 50만에 달하는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빅데이터는 상당히 구체적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우선 나이와 건강정보 등의 기본 정보 외에도 노동시간과 흡연, 음주 여부는 물론, 연 수익에 따른 건강상태까지 분석이 가능하며 삼성그룹에 몸담고 있는 동안 길게는 30년에 달하는 건강 데이터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교과서적인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애플워치와도 완벽하게 차별화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최근 사용자의 활동량을 측정해 건강관리법을 제안하고 나아가 심장박동수와 혈압까지 측정해 의료진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담은 애플워치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 기기의 한계점은 분명하다. 이 데이터가 단순히 평균적인 의학적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애플워치.<사진출처:애플 홈페이지>
즉 만약 혈압이 120이 넘어가면 나이나 그 사람의 기왕증 등과 관계없이 '혈압이 높다'는 판정이 나오는 형태다.
이러한 한계를 인식한 애플도 결국 측정한 의료 정보를 리서치키트를 통해 애플 본사의 연구진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라도 의학, 건강 정보를 누적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진보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경우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건강 검진 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삼성의료원의 인프라를 확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애플이 이제서야 사용자의 의학, 건강 데이터 수집에 들어갔다면 삼성그룹은 이미 수백만명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만약 삼성그룹의 헬스 인덱스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에 도입되면 완벽한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령, 한국에 거주하는 35세 직장인이 삼성의 기기를 착용하면 우리나라 동 연령대 직장인의 평균 혈압과 심장박동수 등 건강 정보를 분석해 이에 대한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또한 만약 삼성의료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사용자의 경우 이 건강 정보가 더해지면서 보다 세밀한 분석이 가능하고 나아가 알람 기능까지 추가할 수 있다.
만약 건강 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심근경색 위험이 발견된 상태에서 혈압이 정상 수치를 넘어서면 즉각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위험 경보를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한국을 넘어 각 국가별 특성에 맞는 헬스 인덱스가 구성되면 헬스케어 기기 개발의 상당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이르면 6월 경 한국형 헬스인덱스가 개발되는 만큼 이 데이터가 어떻게 적용될지 기대해도 좋을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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