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의 의료기관 이중개설을 금지하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 '복수개설 금지조항'에 대한 위헌성 여부가 제기됐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검찰 측은 복수개설 금지조항에 대해 합헌이라는 주장과 함께 향후 법 조항을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법무지원실은 지난 23일 '의료인의 의료기관 이중개설 금지제도의 합헌성 여부'를 주제로 제7차 건강보장 법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의료법 제33조 8항에 규정돼 있는 복수개설 금지조항에 대한 합헌 여부를 판단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앞두고 관련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 로엠 변창우 변호사는 "복수개설 금지조항에 대한 입법과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변창우 변호사는 "복수개설 금지조항을 두고 최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입법과정에서 로비가 있었다는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법률안이 발의된 지 73일 만에 가결된 것이다. 정부와 관련 단체들이 전적으로 찬성했다면 이해하겠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제처는 입법과정에서 과잉규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적 명확성 원칙에 문제가 있어 위헌성이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변 변호사는 "복지부에서 복수개설 금지조항에 따른 '지분투자형'과 '자본조달형'은 전면 금지되고 '경영지원형'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즉 병영경영지원회사(MSO)를 통한 경영지원행위는 사례별로 판단해서 복지부가 결정한다는 것인데 관련 분류가 어떻게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자 중 의료법인은 중복개설이나 운영을 금지하지 않으면서 유독 자연인인 의료인에 대해서만 이를 금지하고 있다"며 "결국 비의료인보다 의료인을 역차별하는 기본권 침해조항"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복지부와 검찰 측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복수 의료기관 개설 및 운영은 불허하되 의료기관 개설 주체의 보완 및 지원'은 가능하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박미라 서기관(변호사)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있는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여러 의료기관을 개설해 운영하는 경우 공익보다는 영리추구를 우선해 환자 과잉진료 등 의료질서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서기관은 "복수개설 금지조항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이와 관련해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었다"며 "그러나 모법과 불합치 된다는 이유로 시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의료인이 복수로 전속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지침에 따라 복수개설 금지조항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측은 복수개설 금지조항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현재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에 대한 법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됐다.
대구지방검찰청 김용자 검사는 "의료기관 개설 관련 조항인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복수개설 금지조항 상에서 '개설 및 운영'을 이와 같게 해석하고 있다.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용자 검사는 "따라서 의료법 제33조 2항도 '개설 및 운영'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법규정상으로 사무장병원을 금지조항으로서 비의료인의 개설 및 운영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명확히 해 법률 체계를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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