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조사 결과 진료기록부를 조작해 거짓 청구를 한 사실이 들통 난 경기도 고양시 한 내과의 A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3년이 지나서야 보건복지부는 2개월 15일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A원장은 억울하다며 복지부를 상대로 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내리 복지부 손을 들어줬다.
진료기록부 조작을 적발한 지 수년이 지났더라도 A원장의 명백한 잘못에 대한 행정처분이 뒤따를 거라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고등법원 제10행정부(재판장 김명수)는 최근 A원장이 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자격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A원장은 B제약사 소속 영업사원이 자사의 무좀약을 처방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들 영업사원은 자신의 친인척과 지인의 인적사항을 알려줬다. 선배, 후배는 물론 어머니의 친구, 부녀회 임원진까지 등장했다.
그렇게 A원장은 환자 총 46명에 대해 78회 B사 무좀약을 처방하고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했다.
현지조사 과정에서 이를 적발한 복지부는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검찰은 '불기소 처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78건의 허위 진료기록 중 71건은 혐의는 있지만 공소시효가 지났고, 나머지 7건은 피의사실 인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A원장은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이나 영업사원에게 허위로 작성한 처방전을 발급해준 사실이 없다. 고압적이고 단정적인 현지조사 분위기 때문에 기억과 다른 사실을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2009년 3월 형사사법 처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이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의 처분 사전통지서를 보냈고 9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사건이 그대로 끝난 줄 알았는데 복지부는 3년이 지난 2012년에 갑자기 행정처분을 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A원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현지조사팀의 협박이나 강요로 사실확인서가 작성됐다는 것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A원장은 환자들이 원래 진료받기 원한 증상에 대해 아무런 처방 없이 B사 무좀약만 처방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소추에서 범죄 증명은 행정처분을 부과하는 경우의 위반 사실 증명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 검사가 한 불기소처분에서 사실 인정에 법원이 구속되는 것도 아니다. A원장이 불기소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의 수사 결론이 나고나서 3년이나 지나 행정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복지부는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한 것 이외에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는 공적인 견해를 밝힌적이 없었다. A원장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더라도 허위 진료기록부 작성 혐의가 인정되기 때문에 의료법에 따른 면허자격정지처분이 뒤따를 것임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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