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피해 지원을 위해 요양급여비용을 선지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일선 의료기관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접적인 보상책도 아닐 뿐더러 환자 급감으로 청구할 내역조차 없는 상황에서 돈만 미리 끌어다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응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6일 "대단한 선심성 정책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생각해보면 카드사 현금서비스랑 다를 바가 뭐가 있느냐"며 "한달 뒤에 월급 받을테니 우선 빌려쓰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 122곳을 대상으로 요양급여비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6일부터 접수에 들어간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의 평균값을 계산해 미리 급여비를 지급하고 청구된 금액을 상계해 하반기에 비용을 가감지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직원들의 월급 등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의료기관 운영비를 조달하기 위해 다음달 요양급여비용을 미리 지급해 유동성을 해결하겠다는 의도인 셈.
그러나 일선 의료기관들은 환자 급감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내역이 없는 상태에서 이같은 방침은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결국 한달 뒤에 다시 상계해야 하는 비용을 미리 받는 것인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이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의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환자 급감으로 지난달에 요양급여비용이 70~80%가 내려앉았다는 것"이라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것이 우리나라 의료기관인데 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급여비를 청구할 것도 없고 받을 것도 없는데 미리 돈을 받아봐야 한달 뒤에 도로 토해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 상황 같아서는 토해낼 돈도 없어 두달치 급여비를 상계해야할 지도 모르는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강조했다.
같은 의미에서 정부가 내놓은 메르스 피해 병의원 구제 방안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총 금액은 상당히 많아졌지만 실속이 없다는 평가다.
A대병원 관계자는 "총 금액을 수천억원을 잡아놓기는 했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직접적인 피해 구체책이라기 보다는 총체적인 감염관리체계 구축에 필요한 비용"이라며 "실제로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은 쥐꼬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특히 대부분의 비용은 그마저도 사실상 대출을 위한 예산이 대부분"이라며 "우선은 죽지 않게 살려줄테니 알아서 살아나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