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과로는 당사자들에게 비인권적인 문제이며 환자에게도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번 제정안은 중장기적으로 전공의 수련의 질적 수준을 제고시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31일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정안 발의 의미를 이 같이 밝혔다.
일명 '전공의 특별법'으로 불리는 이번 법안은 근로기준법을 준용한 전공의 처우개선과 임금 및 위반 시 벌칙 등을 적용했다.
특히 주 80시간과 폭행금지 및 의협과 병협, 의학회, 대전협, 보건복지부 등으로 구성된 수련조건 및 평가 독립기구인 보건복지부장관 소속 '전공의수련환경위원회' 설립 등도 담고 있어 수련업무 위탁 시행 중인 병협과 수련병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김용익 의원은 "그동안 전공의들이 몸 고생,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나. 환자들에게도 못할 일을 한 것이다"라면서 "전공의 수련시스템을 질적 수준으로 높이는 노력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법안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국가 책무로 규정한 전공의 육성 예산 지원 관련, "기획재정부에서 쉽게 동의해 줄 것으로 생각 안한다. 전공의 수련의 국가 예산 지원은 의료 인력을 국가에서 쓴다는 뜻으로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며 법안 심의과정에서 진통을 예상했다.
김용익 의원은 "전공의수련환경위원회 설립은 병협도, 의협도 아닌 제3의 독립기구로 공동 결정하는 구조로 보면 된다"면서 "병협 업무를 의협이나 의학회로 옮겨왔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수련업무 이관에 따른 병협 존폐 위기에 대해 "수련평가에서 나오는 수입은 독립채산제로 병협을 위협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긋고 "병협이 추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협회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용익 의워은 "이번 제정안은 당론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늘 협조를 잘 했고 여당 문정림 의원과 신경림 의원 등이 법안소위에 있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법안 통과를 자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의협 추무진 회장과 강청희 상근부회장, 대전협 송명제 회장 등이 동석해 법안의 당위성과 의미를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가 예산지원 관련 기재부와 협의 했나.
아직은 안했고 기재부에서 쉽게 동의해 줄 것이라고 생각 안한다. 법으로 하고 점점 확대하는 전략으로 가야할 것이다. 전공의 수련을 국가에서 지원한다는 것은 의료 인력을 국가에서 쓴다는 뜻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감염병 전문병원 세우자는데 그렇게 반대하는데 여기에 돈을 주겠나.
법안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전공의들이 너무 과로가 지나쳐서 당사자들한테는 매우 비인권적인 문제이고 환자에게도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 부분이 제일 마음에 걸렸다.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고 전공의들이 과로 때문에 생긴 의료사고가 수 없이 많았을 것이다. 전공의들도 몸 고생,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겠나. 환자들에게도 못할 일을 한 것이다.
멀리 보면 전공의 수련의 질적 수준을 올리는 것이므로 수련 시스템과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 높이는 노력이 이 법으로 다 되지는 않겠지만 시발점으로 점점 이끌어져 갔으면 한다.
오랜 시간 준비했는데 통과 가능성은.
병협도 법안을 검토 했는데 기본적으로는 반대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몇 가지 협회 입장을 들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는 당연히 의협, 병협, 의학회 등 여러 의료단체가 협의해야 하는 일이다. 보건복지부도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 각 조문으로 들어가면 이견이 있을 수 있을 것이나 사전조율을 많이 했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다.
전공의수련환경위원회가 신임평가위원회 대체인가.
병협이 하던 것을 제3의 기구에서 전공의 등 여러 단체가 고루 참여해 넘어간다고 보면된다. 병협이 하던 것을 병협도 아니고 의협도, 의학회도 아닌 제3의 공간에서 만드는 것이며 공동 참여 공동 결정하는 구조로 보면 된다. 이것을 병협에서 의협이나 의학회로 옮겨왔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병원협회 존립 기반이 위태롭지 않나.
나도 그 부분을 걱정 많이 했는데 병협 회장이 크게 걱정하지 않더라. 지금 수련평가에서 나오는 수입은 독립채산제로 운영하고 있어 협회에 위험할 이유가 없다.
병협이 추가적인 수입도 올릴 수 있도록 좀 도와드려야 할 거 같고. 회장에게 여러 아이디어도 줬다.
법안에 대한 의협과 대전협 입장은.
(추무진 의협 회장) 전공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이 법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전공의 안전이 지켜지면 환자 안전도 지켜질 것이다. 법안을 적극 추진해 준 김용익 의원에게 감사드린다.
지난 3월 이 법을 전공의협의회와 의협이 같이 추진하자는 기자회견을 했고, 지난 6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방문해 전공의특별법 추진을 약속받았다. 야당 차원에서 적극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 환자단체와 국민들도 이 법이 단순 전공의 아닌 환자안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정기 국회때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 "역사적으로 중요한 법안을 의료단체가 준비해 국회를 통해 발의한 것은 처음이다. 의협이 제안한 법률안의 기본적 틀을 유지하도록 수용해주신 김용익 의원에게 감사드린다. 법안이 반드시 제정돼 전공의 인권보호와 환자안전 확보는 물론 의료계 내 갈등해소에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명제 대전협 회장) 전공의 수련환경제도가 생긴 지난 60년 동안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김용익 의원을 찾아 뵜을 때 전공의가 도와달라면 도와주겠다 했고, 법안 발의에 힘써 준 추무진 회장 이하 집행부에도 감사드린다.
일각에서 전공의 특혜법이라고 하는데 아니다. 피곤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환자를 위한 법으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여당과 협조는.
여당과 협조 당연히 해야 한다. 보건복지위는 그 동안 늘 협조를 잘 해왔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판단을 할 것이다. 이 법안은 정치사안도 아니라는 점에서 여당도 적극 협조해 줄 것이라 믿는다. 특히 문정림 의원과 신경림 의원이 의료를 잘 아는 분들로 법안소위에 들어와 있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공의 개념이 근로자와 수련의가 혼재되어 있다.
당연히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이 여러 법의 적용을 받는 이중적, 삼중적 성격을 가지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자영업자가 고용자와 피고용자 양면성을, 노동자와 고용자 양면성 지난 것과 같다.
법에도 피교육자 성격을 강조하나 전공의는 면허상 완벽한 의사로 의료인 성격을 반영했을 때와 노동자의 성격을 반영했을 때 해당되는 법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전공의 특별법이 의료 공공성에도 기여하나.
의료공공성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의료가 상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돈을 위해 의료가 돌아가는게 아니라 의료는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다. 의료인이 국민건강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공의들의 모습은 그런 상식적인 모습과 멀었기 때문에 이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곧 의료공공성 강화이다.
그동안의 전공의 수련실태는 대형병원들의 아킬레스 건 중 하나였다. 이를 풀어주면 한 고비를 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체인력이 선행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지 않나.
한 측면은 돈이고, 그 다음은 의원과 병원의 역할 문제가 걸려있다. 의원은 전문의가 다 개원하니 의사가 많아 힘들고, 병원은 의사가 없어 힘든 상태다. 의료인력 관리가 안 되니 이런 일이 발생한다. 인력배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어찌 보면 의사가 남고 어찌 보면 의사가 모자란다. 이걸 고치려면 몇 가지 중요한 수술이 있어야 하는데 의료계 내부 의견 통일이 어려워 힘들 것 같다.
법안 통과를 위한 향후 계획은.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여야 의원 설득이 중요하다. 고비가 계속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병협인데 아무래도 회원병원들이 있으니 쉽지 않을 것이다. 복지부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협의와 의견조율을 잘해서 가능한 제정안이 통과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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