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시행하는 전문재활 치료에 따른 진료비 심사를 놓고 일선 병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문재활 치료 심사기준과 이에 따른 평가 도구를 개발해 놓고도 심평원이 이를 적용하지 않고 매월 청구 시 제출하는 '환자평가표'만을 가지고 심사함으로써 부당한 삭감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심평원은 각 지원별 심사위원 자문을 통해 현미경 심사를 펼치는 등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 갈등은 더욱 심해지는 모습이다.
26일 심평원에 따르면 현재 '뇌손상(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등) 환자에게 장기간 시행하는 전문 재활 치료의 인정기준'을 통해 발병일 6개월에서 2년 이하의 환자에게 기능호전이 있을 경우 발병일 2년 이하까지 하루 2번의 재활치료에 따른 진료비 청구 시 심사를 통해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환자의 기능호전은 개발된 전문기능평가 도구(MMT, MBI, ROM, FIM 등)를 통해 평가하며, 이에 따른 호전도를 보이면 재활치료 진료비 청구 시 이를 인정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병원들은 심평원이 이러한 전문기능평가 도구를 인정하지 않고 매월 청구 시 제출하는 환자평가표의 항목을 가지고 호전의 기준을 잡고 심사에 따른 조정, 이른바 삭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활치료 중심으로 운영 중인 지방의 A요양병원 원장은 "심평원은 전문기능평가 도구를 인정하지 않고 환자평가표 상의 항목만을 심사의 기준을 잡고 있다"며 "대부분 1년 이상이 되면 하루 2번의 재활치료를 인정하지 않고 삭감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더군다나 하루 한 번도 인정하지 않고 월 14회만 인정하는 편법도 보이고 있다"며 "병원으로서는 환자의 기능호전을 위해 전문 인력을 동원해 환자 기능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심평원은 기준을 무시하고 각 지원들이 경쟁하는 모습으로 삭감을 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기능호전에 따른 진료비 청구 시에도 삭감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일선 병원장들의 의견이다.
수도권 B재활병원을 운영 중인 원장은 "문제는 환자가 기능호전이 나타나도 삭감이 이뤄진다는 것이 문제"라며 "한 예로 '기능적전기자극치료'를 실시해 환자가 기능적 호전도를 보여도 환자평가표 상 재활치료에 따른 것인지 물리치료사의 운동요법에 따른 것인지 구별할 수 없다며 삭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학생이 학원을 다닌 후 성적이 올랐는데 학원 때문이 아니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심사 기준이 통일 된 것이 아니라 각 지원마다 다르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효과 없는 환자에게 재활치료…삭감 이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심평원은 각 지원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인 심사위원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재활치료의 특성 상 급성기 병원 보다는 요양병원에서 실시한 경우가 많으며, 청구건도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다"며 "현재 각 지원마다 환경은 조금은 다르지만 모든 지원이 심사위원의 자문을 통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요양병원의 경우 일당정액 수가로 청구되지만, 재활치료에 있어서는 행위별로 청구할 수 있다"며 "삭감사례를 살펴보면 재활치료 효과가 없는 장기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청구한 것들로, 가장 중요한 심사 기준은 환자한테 재활치료가 필요했느냐 여부"라고 강조했다.
다만, 심평원은 요양병원의 특수성으로 인해 다른 급성기 병원의 재활치료보다 세밀한 심사를 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재활치료는 요양병원에서 일당정액제가 아닌 행위별로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진료비 규모가 크다. 당연히 삭감된다면 금액이 크기 때문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장을 직접 가보면 혼수상태인 환자한테 재활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환자에게 재활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우선은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재활환자는 솔직히 급성기병원에서 치료할 만큼 다 하고 입원한 환자들"이라며 "물론 치료하는 병원 입장에서도 환자가 요구하니 어쩔 수 없이 해주는 부분도 있겠지만 고시를 통해서도 3개월 이후에는 분명히 호전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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