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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에 눈폭탄 맞은 제주도, 지역 의료계도 '쑥대밭'

박양명
발행날짜: 2016-01-25 12:05:30

공항 임시진료소·대형병원 응급실 초만원…개원가 환자 발길 '뚝'

폭설로 길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진제공: S중앙병원)
32년 만에 내린 폭설로 대형병원들은 약 9만명의 발이 묶여 있는 제주공항에 임시 진료소를 설치했다.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개원가를 찾는 환자 발길은 뚝 끊겼고 교통사고 및 뇌출혈 환자로 대형병원 응급실은 초만원.

서울을 찾았던 공중보건의들은 항공기 결항에 복귀를 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를 맞은 제주도의 25일 의료현장 모습이다.

제주도의사회 사무국 직원들은 출근도 못 했다.

사무국 관계자는 "사무국이 산간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며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제주 시내에서도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눈이 많이 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제주도 Y의원 원장은 "토요일부터 눈폭탄이 오다 보니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를 않고 있다"며 "일요일도 진료하는데 평소보다 환자가 50% 이상 줄었다. 월요일은 보통 환자가 많은 날인데도 날씨 때문에 확실히 다르다"고 토로했다.

H의원 원장도 "제주도에 30년 이상 살았다는 직원이 말하길 낮에 눈이 쌓인 것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기록이긴 기록"이라며 "낙상 환자들이 찾긴 하지만 지난주 월요일과 비교했을 때 환자가 20% 줄었다"고 털어놨다.

평소 주민이 많이 찾는 보건소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

A지역 보건소 공보의는 "환자가 거의 없다"며 "지난주 월요일에는 40여명이 찾았는데 오늘(25일)은 10명이 조금 넘는다"고 귀띔했다.

대신 빙판길 교통사고, 한파로 인한 뇌출혈 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S중앙병원 관계자는 "교통 사고, 뇌출혈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고 있다"며 "날씨가 추워서 전체적으로는 환자가 줄었지만 응급실 내원은 평소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공항에 의료진을 파견해 임시 진료소를 마련한 제주대병원과 S중앙병원
대형병원은 응급의료지원팀을 꾸려 수 만명의 발이 묶여 있는 제주공항으로 출동했다. 제주도 요청으로 제주한라병원과 제주대병원은 긴급의료지원반을 파견했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교수 1명을 포함해 10명 정도 긴급의료지원반을 꾸려 공항에 임시진료소를 마련했다"며 "제주도 내 유일한 국립대병원으로서 특수한 상황에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중앙병원은 수만명이 체류하고 있는 공항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 자체적으로 봉사팀을 파견했다.

S중앙병원 관계자는 "체류인원이 너무 많은데다 추위 때문에 소아청소년 환자 및 감기 환자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응급의학과 의사 1명 등 6명이 임시 진료소에서 근무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말을 맞아 서울을 찾았다가 발이 묶여버린 의료진도 있었다. 제주도 B보건소에는 25일 2명의 공보의가 결근했다. 제주도 날씨 때문에 비행기를 타지 못한 것.

한 공보의는 "피치 못하는 사정으로 제주도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건데 보건소 측은 공가가 아닌 연가 처리를 한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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