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연 먼지가 서울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어제 서울시가 내린 초미세먼지 예비 주의보는 오후 4시부터 주의보로 격상됐습니다. 오후 5시 현재 서울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세제곱미터에 89마이크로그램, 강남구와 금천구는 각각 111과 107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습니다. WHO 권고 기준 25마이크로그램보다 무려 4배나 높은 농도로, 노약자는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최근 일기예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미세먼지 주의보다.
10년전만해도 일기예보는 날씨와 기온 등을 알려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먼지'와 관련된 예보는 '황사' 정도였다. 그러나 몇 년전부터 '미세먼지' 예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넘어 초미세먼지까지 예보까지 등장하고 있다.
황사만해도 벌벌 떨던 국민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 살인자인 미세먼지와 그보다 더 치명적인 초미세먼지와 직면해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대한 관심과 경계도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미세먼지는 일반적으로 분진의 크기에 따라 분류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입자 직경이 10㎛ (PM10) 이하인 먼지를 '미세먼지'로 통칭하고 있으며 직경이 2.5㎛(PM2.5) 이하인 분진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른다.
발생원은 상이하지만 PM10은 주로 분쇄작업이나 연삭과정에 기인하는 한다. 자동차나 발전소 등의 내연기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디젤 연소입자는 PM2.5보다 훨씬 작지만 대기중으로 나오면서 질량 및 정전기적인 성질에 의해 서로 엉켜붙어 크기가 커지는데 대략 PM2.5 크기를 갖게 된다.
"미세먼지, 천식·COPD 등 호흡기 환자에 치명적"
의료진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주 성분인 이런 물질들은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며 다양한 장기에 건강 영향을 미친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호흡기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식 환아들에 대한 기존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10㎍/㎥씩 PM10의 농도가 증가할 수록 당일 입원의 오즈비가 1.14(95%CI:1.03-1.26), PM2.5의 경우는 1.15(95%CI:0.99-1.34)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는 "이는 대기오염이 기존 천식의 악화를 유발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명준표 교수는 "미세먼지 증가와 COPD의 급성악화의 연관성 역시 기존 문헌에서 확인된다"며 "발생기전으로는 주로 미세먼지가 체내로 유입돼 이로인해 발생한 염증반응, 산화스트레스, 먼지의 직접적 자극, 미세먼지와 함께 응집돼 흡입된 화학물질 및 중금속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식이 있는 환자들은 여러가지 기준으로 천식이 악화되는데 주로 외부에서 먼지가 들어왔을 때 기관지 벽을 자극하거나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그 염증반응 때문에 기관지가 좁아진다"며 "결국은 미세먼지가 자극과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것 때문에 천식이 악화된다고 보고 있고 COPD도 거의 유사한 기전으로 기관지 등의 기도 염증반응을 유발하기 때문에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보다 더 위협적인 초미세먼지"
명준표 교수는 미세먼지보다 입자 크기가 작은 초미세먼지가 더 위협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포보다 작은 크기의 초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오면 혈관을 통과해 심장쪽으로도 문제를 일으키고 기도에 침착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어린이들 노인들, 취약계층들이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천식이나 COPD 환자들에게도 위협적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보다 초미세먼지가 더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게 되고 자극이나 염증반응을 더 많이 일으키게 돼 더 위협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초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높은 환경에서 초미세먼지보다 작은 입자를 가진 흡입제가 효과적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명준표 교수는 "입자크기가 10㎛ 이상인 흡입제는 산소교환 전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며 "설령 도달하더라도 입자의 크기가 있기 때문에 주변의 점액 등의 반응으로 인해 더 깊게 들어가지 못한다"며 한계를 지목했다.
그는 "그러나 초미세먼지는 이미 폐 깊숙한 곳까지 도달해 있다"며 "그러나 입자 크기가 큰 약제로는 폐 깊숙한 곳에서 발생한 염증을 잡기에 힘들다"고 덧붙였다.
"초미세먼지보다 작은 입자의 흡입기 효과적"
명준표 교수는 환자의 상태와 병인에 따라 다양한 흡입제를 처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예를 들어 기도가 좁아지는 상태에서 기도 확장을 시키는 약을 쓰면 폐활근이나 이런 것들이 수축하는 것을 펴준다"며 "β2 agonist의 경우에는 기관지 확장 효과를 주는데 그렇게 되려면 신경이나 근육 등이 작용하는 쪽까지 봐야 하는데 아주 안쪽에는 근육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근육층이 없는 안쪽에 미세분진들이 들어가 작용하면 이 분진을 잡으려고 염증반응이 일어날텐데 이 때 스테로이드 제제가 필요하게 된다"며 "염증 때문에 좁아지는 경우도 있고 기도반응 때문에 줄기도 한다. 따라서 입자크기가 더 작고 깊숙이 들어가는 약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명준표 교수는 대기오염이 만연한 상황에서 개원가가 보다 더 다양한 흡입기에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명 교수는 "앞으로 굴뚝산업이나 환경 규제가 돼 있는 디젤 엔진들이 계속 사용되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의 발생빈도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아마 일선 개원의들은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면 환자가 많아진다는 측면에서 실감은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때 감기처럼 보이는 환자들이 많이 오는데 그중에는 폐렴 환자들도 있을 것이고
천식이나 COPD가 악화된 환자들도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 일차의료기관에서는 환자들을 감별하기 보다는 증상에 대해 치료만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흡기 환자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도 대기경보 등을 감안하고 미세먼지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상황이 많아지겠다고 판단이 되면 (초미세먼지보다 작은 입자의 흡입제 등) 다양한 약제에 관심을 갖고 쓰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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