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급종합병원 대상 선택진료 불시 점검에 착수해 해당 병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어 주목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가 최근 상급종합병원 43곳 중 12곳을 대상으로 변경된 선택진료제 이행을 확인하는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현장점검은 지난해 9월 시행된 선택진료 의사 지정 범위 축소이행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복지부와 심사평가원 평가 프로그램에서 의심되는 상급종합병원 12곳이 대상이다.
앞서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선택진료 의사 지정 범위를 병원별 80%에서 67%로 축소하고, 환자의 일반의사 선택권 강화를 위해 진료과목별 최소 4분의 1(25%) 이상은 일반의사를 두도록 명시했다.
이로 인해 405개 병원급 선택진료 의사 1만 387명 중 2314명이 감소했으며 환자 비급여 비용 2212억원(연간)이 감소해 해당병원 경영손실로 이어졌다.
복지부는 제도 이행을 확인하는 단순한 점검이라고 하나 해당 병원들은 초긴장 상태이다.
특히 현장점검 12곳 명단은 비공개인 가운데 2~3일전 해당 병원에 통보하는 암행조사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상급종합병원 43곳 모두 불안해하고 있는 분위기다.
복지부가 거쳐간 지방 A 대학병원과 서울 B 대학병원 등은 조사결과를 초초하게 기다리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심사평가원 현지조사반과 함께 병원별 2~3일 동안 머물면서 선택진료 제도 변경일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선택진료 관련 자료 일체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현미경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병원 보험팀과 원무과는 현 선택진료 의사 현황과 함께 수 백만건에 달하는 선택진료 자료를 분석해 제공하느라 모든 업무가 마미됐다.
C 대학병원 관계자는 "복지부가 얼마전 왔다갔다. 선택진료 관련 자료를 제공하느라 해당 부서 직원들이 고생했다. 선택진료 의사 변경에 따른 신고와 자체 프로그램으로 잘 운영 중인 선택진료 점검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D 대학병원 측은 "장관 명의 조사명령서를 제시하면서 쳐들어와 자료를 내놓으라니 황당하다. 수 백 만 건에 달하는 선택진료 자료를 추출 제공하기 위해 다른 업무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전하고 "한편에서는 적정성평가 지표를 제공하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제도 이행이 궁금하다고 자료를 내놓으라니 병원들이 동네 북 신세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허탈해했다.
복지부는 병원들 심정은 이해하나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감사원 감사이행 차원 불가피"-서울대병원 조사제외 '논란'
의료기관정책과(과장 정영훈) 관계자는 "이번 현장점검은 제도 이행 차원과 함께 지난해 감사원 감사가 크게 작용했다. 부당한 징수가 없도록 현장점검을 철저히 하겠다고 한 만큼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4월 서울대병원 등 국공립병원 대상 '의료서비스 관리실태' 감사결과를 통해 선택진료 의사가 국외 출장과 연수 등으로 해외 체류하면서 환자에게 선택진료비를 부당 징수했으며, 선택진료 의사가 아닌 전공의와 간호사 등이 환자들에게 선택진료비 명목으로 수 억원을 부당하게 징수했다며 병원별 불법사례를 지적하고 전액 환수조치와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조사대상인 12곳 중 이미 절반 가까이 현장점검을 마친 상태이며, 남아 있는 서울과 지방 대상병원은 되도록 4월 중 마무리하려 한다"면서 "부당징수가 확인되면 전액 환자에게 환급하고, 관련법령에 의거 시정명령에 이어 업무정지 등의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가 감사원에서 지적받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병원을 현장점검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져 서울대병원 출신인 정진엽 장관을 의식한 봐주기 조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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