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였던 '녹는 스텐트' 시술이 아직은 안전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강시혁·연태진·채인호 교수팀(순환기내과)이 전 세계에 보고된 147개의 무작위배정 임상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 기법으로 녹는 스텐트의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녹는 스텐트의 1년 치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2만 6천명 이상의 임상 성적으로 비교한 최대 규모 네트워크 메타분석으로 학술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녹는 스텐트는 금속 스텐트에 비해 스텐트 혈전증 발생 비율이 2~3배 높았다. 심근경색 위험도 또한 금속 스텐트에 비해 녹는 스텐트가 높게 나타났다.

즉, 금속 스텐트가 녹는 스텐트에 비해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녹는 스텐트에서 혈전증 발생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겠지만 철망의 두께가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금속 스텐트는 60~80μm로 머리카락보다 얇게 주조해서 스텐트를 엮지만, 녹는 스텐트의 경우에는 아직 소재의 개발이 완벽하지 않아 120μm로 두께가 상당히 두꺼워서 위험도가 상승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앞서 금속 스텐트는 혈관에 장착되면 평생 몸속에 남아 다시 뺄 수가 없어 심장혈관에 질환이 재발했을 때 재수술이나 치료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녹는 스텐트'가 급부상 중이다. 이는 몸 안에서 분해될 수 있는 젖산을 중합체로 만드는 것으로 시술 후 1년이 지나면 서서히 녹기 시작해 4년후에는 몸속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즉, 이론적으로는 1년 정도만 심장혈관 내에서 약물의 방출을 돕고 혈관을 지탱해주면 혈관의 자연적인 재생능력이 작동해 혈관의 생리적 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시술 1년 후를 지켜본 결과, 실제 환자의 신체 내에서 녹는 스텐트는 안전성 및 치료효과에 아직까지 보완해야할 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강시혁 교수(순환기내과)는 "지금은 1세대 녹는 스텐트가 시술에 사용 되고 있는 것으로 계속해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2세대 녹는 스텐트가 더 얇고 좋은 소재로 개발되고 시술하는 의사들의 임상 경험이 축적되면서 녹는 스텐트는 물론 다양한 소재의 활용이 심혈관질환의 치료 성적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연태진 교수(순환기내과)는 "녹는 스텐트의 장점과 효과를 발휘하는 시점이 시술 1년 이후이기 때문에 1년 성적만으로 모든 결론을 내기 어렵다"라면서 "스텐트 소재와 시술 방법에 따른 장기간 치료 성적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녹는 스텐트를 쓰면 안된다'는 것으로 결론내려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태진 교수는 "초기 연구 결과의 심층 분석을 통해 녹는 스텐트에 적합한 환자와 병변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환자에서 선별적으로 세심하게 시술한다면 더없이 좋은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미국심장학회지 심혈관중재술(JACC Cardiovascular Intervention, impact factor: 7.345) 6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