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의원에서 치매를 진단받고 치료하는 사업을 추진하자 신경과학회가 시민들을 모르모트로 만들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진단 기기와 전문가의 소견이 있어야 하는 치매를 한의원에서 진단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데다 침으로 치매를 고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대한신경과학회는 15일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상담과 치매, 우울예방 관리를 위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10개 자치구(종로, 용산, 성동, 동대문, 성북, 강북, 도봉, 노원, 은평, 동작구)와 해당 지역 한의원 150개소가 참여할 계획.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한의원은 사전·사후 스크리닝 검사(치매MMSE, 우울증GDS)를 실시해 그 결과 인지기능저하자(치매고위험)와 우울감 있는 노인들에게 1대 1로 생활·행태 개선 교육과 총명침, 한약과립제 투여 등 8주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이에 대해 신경과학회는 스크리닝 검사 하나 만으로 치매를 진단할수 없는데다 총명침으로 치매를 관리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신경과학회는 "치매와 경도 인지장애는 단순히 선별인지기능 검사로 진단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병력과 뇌영상, 정밀 신경 심리 검사 등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린 전문의의 종합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시범사업을 보면 자칫 비 전문가의 섣부른 판단으로 멀쩡한 사람을 치매로 낙인 찍을 수 있다"며 "엄청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학회는 총명침과 한약과립제 등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정성과 효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경과학회는 "서울시가 기본적 의료윤리원칙을 지키고 있는지도 의문스럽다"며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치료를 시도하려면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의료윤리위원회의 면밀한 검토와 승인이 필수적"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런 절차없이 진행되는 이번 시범사업은 기본적인 의료윤리를 무시한 채 서울시민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것"이라며 "이번 사업의 목적이 과학적 판단에 근거한 서울시민의 건강증진인지 포퓰리즘에 근거한 서울시의 인기증진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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