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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응급 산 넘어 산…응급실 체류 24시간 제한 추진

발행날짜: 2017-03-24 05:00:59

복지부 운영지침안 의견수렴…현장에선 "탁상행정 정책" 한숨

권역응급의료센터 운영 기준이 점점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운영지침(안) 마련과 관련해 시행규칙 세부안을 마련, 지난 23일까지 각 권역응급센터 의견조회를 실시했다.

복지부 운영지침안에 따르면 제26조 응급실 체류 제한 조항을 신설해 응급실 체류 가능 시간을 24시간으로 제한했다.

즉, 권역응급센터는 응급환자가 내원한 시점부터 24시간 이내에 응급처치 후 수술, 입원, 전원 등 어떤 방식으로든 방치할 수 없다.

이는 응급실 과밀화 및 대기환자들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한 것.

하지만 응급실 일선 의료진들은 "병원 사정을 전혀 모르는 정책"이라면서 "물론 대기시간을 줄이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다수의 대형병원은 이미 병상이 가득차 있어 응급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이번 운영지침안에 새롭게 추가된 중증응급환자 전원 기준에 대해서도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복지부는 앞서 중증응급환자 전원 가능 환자를 질환군으로 구분, 대동맥 박리 및 사지절단 환자는 전원조치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여기에 중독(CO포함), 중증외상, 중증화상 등 3가지 항목을 추가했다. 만약 해당 의료기관에 해독제 및 고압산소탱크가 없는 경우와 중증외상 및 다발상외상으로 외상센터 치료가 유리한 경우, 화상전문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전원이 가능하도록 질환을 추가했다.

다시 말해 환자 전원이 가능한 질환군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모 권역응급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전원 가능한 질환을 명시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가령 질환을 밝히는 순간 해당 질환에 대해 면죄부가 발생, 결국에는 해당 환자가 피해보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역응급센터 운영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환자 전원이 가능한 질환군을 제시하면 의료진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보다는 전원가능 환자군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운영계획안에서 보호자 대기실 규모를 100㎡로 명시한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권역응급센터 관계자는 "응급실에서 시급한 공간은 보호자 대기실이 아니라 응급환자가 편히 대기할 수 있는 베드"라면서 "응급환자에 대한 추가 병상 운영 등 기준이 아닌 보호자 대기실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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