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후보 물질 있다고요? 여기 주소로 바로 이메일 보내주세요."
신약 개발의 선두 주자들은 어떻게 혁신을 이뤄냈을까.
궤도에 진입한 외국 제약사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협업을 통해 해법을 찾으라"는 것.
혁신의 아이콘들이 된 제약사들은 외부 기술을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혁신이라며 이메일 접촉부터 이노베이션 컵 대회 개최, 이보베이션 센터 구축 등 낮은 자세로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11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하모니볼룸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주제로 한국 제약산업 공동 컨퍼런스(KPAC)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공유하고 성장 방안을 모색할수 있도록 노바티스, 릴리, 머크, 사노피, 세엘진, 암젠, 엠에스디, J&J 등 8개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기업들과의 1:1 파트너링에 참여했다.
개방형 혁신을 뜻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수 년간 제약사의 화두가 '혁신'이었던 까닭에 이날도 혁신의 방법론에 대한 질의가 끊이지 않았다.
외자사들의 방법론은 이노베이션 컵 대회 개최부터 혁신 연구소 설립, 이메일 접촉까지 다양했다.
먼저 머크의 마이클 챈 R&D 외부혁신 책임자는 "머크는 협업 R&D 모델뿐 아니라 학계와 연구소, 바이오테크와 제약사간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혁신을 이뤄낸다"며 "향후 기회가 될 수 있는 기술, 잠재력있는 협력 등 모두를 혁신의 대상에 둔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선 아이디어가 쉽게 회사로 들어와야 한다"며 "유망한 후보 물질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다양한 접촉 방법이나 개인 연락처, 이메일로 연락을 달라"고 제안했다.
이어 "우리는 이노베이션 컵이라는 대회도 개최해 모든 혁신적인 시도와 발상에 대해 전액을 지불한다"며 "지속적인 연구와 혁신이 우리 회사의 사명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머크는 아이디어를 '사기' 위해 자사 연구자와 매니저, 은퇴자, 전 세계 학생에게까지 팀을 만들어 이노베이션 컵에 도전하기 위한 길을 열어놨다.
모든 여행비와 숙박비 등 경비 일체를 머크가 지불하고 최종 승자는 팀의 아이디어를 진행하기 위한 2만 유로의 상금까지 얻을 수 있다.
존슨앤존슨 동우 이노베이션 아태지역 대표는 존슨앤존슨이 진행하고 있는 세 가지 혁신 방법론을 소개했다.
동우 대표는 "존슨앤존스는 혁신을 위해 자체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보스턴과 런런, 캘리포니아와 아태 지역 4곳에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존슨앤존슨 직원들이 직접 이노베이션 센터를 돌며 현지의 반응과 아이디어를 수집한다"며 "2013년 이후 7000건의 아이디어에서 270건의 실제 투자가 이뤄졌고 이를 통해 파트너사도 많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JLabs라는 연구실을 북아메리카에 7곳을 개설해 이미 135개 이상 회사가 입주해 있다"며 "JJDC라는 밴처캐피털을 설립해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 투자도 한다"고 덧붙였다.
방법론까지 나온 마당에 혁신을 달성하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묵현상 단장은 '최첨단 오픈이노베이션' 세션에서 혁신을 부르짖는 강연자들에게 "왜 혁신이 어려운가"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에 암젠의 빅토리아 엘레강트 암젠 부사장은 "여전히 많은 제약사들이 수익성을 최대 관심사로 본다"며 "자료를 공유하는데 신중했던 빅파마들이 글로벌 개방형 혁신에 눈 뜬지 얼마 안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큰 기업도 혼자서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며 "바이오텍이 과학의 전문성 갖췄지만 대규모 임상이 힘들고 글로벌 규정을 모르기 때문에 능력을 보완해주는 제약사와 협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남수연 인츠바이오 대표 역시 "이슈가 없는 신약 개발은 없기 때문에 문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내부에 인재가 없으면 외부에서 찾으라"고 조언했다.
머크의 마이클 챈 책임자는 "효과적 자료를 많이 생성해서 다국적 제약사의 문을 두드리라"며 "다국적 제약사가 어렵다면 한국내 제약사와 협력하고 그 마저도 힘들다면 신흥국으로 눈을 돌려 협업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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