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상 처음으로 초정밀 유전체 분석을 통해 유방암 항암면역기전을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기전은 표적항암제 개발의 큰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향후 맞춤치료를 한단계 더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장과 한원식 서울대병원 유방센터장은 최근 공동연구를 통해 유방암 환자의 항암면역치료반응과 종양의 발달 및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의 특징을 밝혀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분석방식은 여러 세포들의 특성이 섞여 있는 종양 조직 전체를 분석해 질병 원인을 유추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정확한 파악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11명으로부터 515개의 단일세포를 분리해 유전체분석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단일세포의 유전자 발현 특성으로 종양세포와 비종양세포를 구분하고 이를 통해 종양조직내에 존재하는 종양면역세포들을 관찰한 것이다.
그 결과 유방암의 네 가지 유형(luminal A, luminal B, HER2, TNBC)에 따라 대부분의 단일 종양세포들은 동일한 유형에 분포했지만 일부 HER2 유형 환자 종양에는 TNBC 유형의 세포가 혼재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동안 같은 종양세포인 줄 알았던 부분이 실제로는 다른 특성을 지닌 이질적 종양세포가 섞여 있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극소수의 세포들은 악성 종양과 관련된 암줄기세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이번에 새롭게 밝혀졌다.
연구팀은 "기존 분석으로 알 수 없었던 종양세포의 이질성이나 악성종양세포들이 종양의 발달이나 전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자 치료를 어렵게 하는 약물 저항과도 관련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B 림프구, T 림프구, 거식세포와 같은 비종양 면역세포들을 분석한 결과 환자마다 면역세포 구성이 다르다는 점도 확인됐다.
특히 암세포를 우리 몸 속에서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T림프구 대부분이 TNBC 서브타입 유방암에서 발견됐고 이를 토대로 최근 개발이 한창인 면역항암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수준에서 유전체를 분석함으로써 종양 조직 내에 존재하는 면역세포 특성분석으로 면역항암제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환자 개개인의 종양이질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단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의생물학 분야 권위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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