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대학병원 대리처방 의혹으로 큰 파문이 일자 혹여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대학병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혹여 의사 ID 등을 공유하는 사례가 없는지 내부 단속에 나서는 한편 일부 병원은 아예 전면 변경까지 나서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A대학병원은 최근 모든 의료직에 대한 ID와 비밀번호, 보안기기 등 개인정보를 일제히 변경했다.
4천여명에 달하는 정보를 일괄 변경하기까지는 상당한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대리처방 의혹 등이 일면서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변경을 강행했다.
A대병원 보직자는 "일주일에 걸쳐 의료직에 대한 모든 보안 정보를 변경했다"며 "ID와 패스워드는 물론 보안 접속 기기까지 변경과 점검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변경 작업의 번거로움도 있지만 그동안 익숙하게 사용했던 정보가 변경되는 것에 대한 혼란이 더 큰 우려가 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개인정보와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에 전면 변경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의료직 전체에 개인 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동시에 혹여 ID공유 등의 관습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완전히 털어버리고 가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이는 비단 A대병원만의 상황은 아니다. 대다수 대학병원들도 S병원 사태에 경각심을 가지며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
만약 유사한 사례가 적발될 경우 병원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혹여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B대학병원도 최근 전 의료직에게 S대병원 사태를 알리며 ID공유 등에 대한 내부 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B대학병원 진료과장은 "사실 대학병원의 업무 특성상 ID를 공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모든 건을 교수가 확인하고 오더를 내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사태야 일반 직원이 처방을 냈기에 문제가 커진 것이지 전국 어느 대학병원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병원에서 급작스레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특히 이 병원은 진료과장 회의를 통해 의사 간에 ID공유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의국 차원에서 단속해 줄 것도 주문한 상태다.
의사간에도 ID를 공유하는 것이 관습화 되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경각심도 늦추지 말라는 주문이다.
이 과장은 "이번 일로 아마 의국 ID도 다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며 "대부분 대학병원 의국에는 ID 공유를 넘어 어찌보면 의국 ID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그는 "사실 업무효율로만 보자면 훨씬 수월하지만 분명 문제가 있는 관행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며 "이번 기회에 한번 정도 정리하고 가야할 필요성도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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