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대병원 임상교수 A씨가 선배 교수 B씨와의 불협화음으로 사직한 사건이 해당 병원 및 동문 의료진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전임교원 신분을 얻기 힘든 국립대병원 특성상 젊은 임상교수의 사직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동료 의료진 사이에서 거듭 거론되는 이유는 선배 B교수의 갑질 논란 때문.
최근 복수의 제보자는 펠로우 신분을 벗어났지만 현실은 전공의 보다 못한 현실에 '교수'로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신을 충북대병원 외과 수련 출신이라고 밝힌 제보자들은 "외과는 병원 내에서도 폐쇄적인 영역으로 선배 의사의 갑질 문화가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복수의 제보에 따르면 이번에 사직한 젊은 교수 A씨는 충북의대 출신으로 충북대병원에서 외과 레지던트와 펠로우 시절을 지냈다.
그가 외과 레지던트를 지원했을 당시 외과 전공의는 연차별로 1~2명에 그치던 시절. 그나마 그가 펠로우가 된 이후로는 외과 레지던트 지원율은 0%로 수년 째 전공의 없이 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그는 충북대병원 외과 전공의 마지막 세대. 전공의 4년차 당시에도 후배도 없이 365일 주·야간으로 병원을 지켜왔다.
그렇게 힘겹게 수련을 마치고 펠로우에 진료교수를 거쳐 임상교수 명함을 받고, 어느새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지 7년여 시간이 흘렀지만 B교수는 그에게 독립적인 외래진료를 허용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시니어 교수의 외래와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맞춰 옆방에서 진료를 실시했다. 환자 수가 적다보니 선배 교수 환자의 세포검사를 도맡았다.
이에 대해 선배 교수는 "환자가 없는 후배 교수를 위해 검사 실적이라도 만들어 주기 위한 배려였다"고 했지만 타 대학병원 한 외과 교수는 "세포검사는 내과, 영상의학과 전공의도 가능하고 몇개월씩 교대로 하는 수준의 업무로 펠로우를 마친 임상교수에게 이 업무를 시키는 것은 선뜻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외래를 통해 자기 환자를 늘려가면서 연구 실적을 쌓고 싶어했던 젊은 교수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다.
수술장에서도 젊은 외과 교수는 전공의 시절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몇년 째 외과 전공의가 전무한 충북대병원의 현실상 시니어 교수의 수술보조는 물론 수술전 환자 관리 및 검사는 모두 임상교수의 몫이었다.
그는 선배 교수의 갑상선 수술 어시스트를 하기로 했다가 소아외과 환자가 급히 내원해 응급수술을 실시하게 된 것을 두고도 눈치를 봤다.
그렇게 오전 오후로 수술장과 응급실을 뛰어다녔지만 병원 내에서는 '자기 환자'는 물론 이렇다할 성과도 내지 못하는 의사가 되어갔다.
이에 대해 선배 교수는 "독립적으로 진료를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외과 전공의가 없다보니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외래진료 시간대가 동일한 것도 개인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 일인데 생각이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 외래를 따로 열고 싶으면 금요일 오후 외래를 열 것을 제안했는데 다음날 사표를 낸 것"이라면서 "외부에서 볼 때 후배 교수를 오해할 수 있지만 그건 내부 사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선배 교수에 따르면 임상교수는 당초 소아외과를 원했다. 하지만 막상 환자가 많지 않아 선배인 그의 갑상선 진료를 함께하기 시작했고, 점차 젊은 교수가 갑상선 분야 진료를 확대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어엿한 교수로 성장하고 싶었던 젊은 교수와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애정이 강했던 시니어 교수 사이에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현재 외과 실세인 선배 교수의 벽을 넘기 어렵다고 판단한 젊은 교수는 결국 병원을 그만뒀다.
한 제보자는 "그가 전공의도 없이 국립대병원 교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10여년을 버텼을텐데 임상교수가 된 이후로도 전공의 시절과 다를 바 없는 자신의 현실에 자괴감이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늘 바쁘게 일하면서도 환자는 물론 병원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답답했을 것"이라면서 "시간이 흘러도 자기 환자도 없이 잡무만 해서는 교수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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